벤처업계 인기방송 '쫄투' 녹화장서 생긴일
“저는 5억 쏘겠습니다” “저는 2억으로 하겠습니다” 아이튠즈 팟캐스트 방송 `쫄지말고 투자하라`에서는 `억` 소리가 난다. 무슨 이유로 이들은 수 억원씩 쏘겠다는 말을 하는 걸까.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코업제로 스튜디오에서는 벤처업계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쫄지말고 투자하라(줄여서 `쫄투`) 팟캐스트 22번째 녹화가 이뤄졌다. 이날 소개 기업은 스타트업 기업으로 인기몰이 중인 캠퍼스스타일아이콘이다.
“창업 동기는 뭡니까?” “제가 다니는 한양대학교는 남자가 4분의 3이고, 또 그나마 여자는 생활과학대 쪽에 몰려 있어서 항상 거기 가서 여학생을 구경했는데 이들을 한꺼번에 모아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남원준 대표) 진행자는 물론이고 방청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질문이 속사포처럼 쏟아졌다. “전국 대학생이 몇 명이죠?” “공동 창업자의 각각 역할은 무엇입니까” “자본금은 어떻게 마련했어요?” “우리로서는 생각도 하기 힘든 아이템이라고 생각해요” “방문자는 얼마나 되는지?”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는지?” “그럼 얼마 투자 받고 싶어요?”
쫄투 현장에서 확인한 바로는 캠퍼스스타일아이콘은 대학별로 스타일 좋은 학생을 각 학교 디렉터가 찍어서 홈페이지에 올리고, 이를 페이스북 등에서 공유하는 서비스다. 오프라인에서는 한 달에 한 번 핫 아이콘을 선정해 잡지로 만들어 배포한다. 전국 30개 대학 핫 아이콘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미 핫 아이콘이 모이는 파티도 세 차례 열어서 농심·OB맥주·푸마에서 협찬을 받기도 했다.
촬영 현장에서 웃고 떠들다 보니 30분이 금방 지나갔다. 기업 정보를 속속들이 알 수 있었다. 두 대표의 성향과 앞으로 마케팅 계획, 수익 모델을 파악했다. 마지막에는 진행자가 제시하는 투자금액을 듣고 성장성까지 가늠할 수 있었다.
쫄투는 팟캐스트 대표 인기 프로그램. 한 편당 평균 다운로드 1500~2000건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부제는 `대한민국 스타트업 투자 프로젝트`.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전문 벤처투자사(VC) 대표가 의기투합했다.
이희우 IDG벤처스코리아 대표,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가 매주 스타트업 기업을 하나씩 골라 대표를 불러 한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마지막에는 두 투자자가 나름대로 적정한 투자 금액을 제시해 일반인이 기업을 보는 눈을 기르기도 안성맞춤이다. VC가 직접 고벤처포럼 등 스타트업 기업이 모이는 곳을 찾아다니며 기업을 발굴하기 때문에 다른 VC에게도 인기가 높다. 쫄투에 등장했던 많은 회사가 실제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게임회사 디지털프로그는 방송 출연 후 총 27억원을 투자 받았고, VCNC는 10억원을 투자 받았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