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국 8세대 팹 투자... 국내 라인 이전 안한다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가 구축할 중국 8세대((2200X2500mm) LCD 라인을 신규 투자로 가닥 잡았다.

지난 2009년 중국 LCD 팹 진출 승인 당시만 해도 신규 투자를 공언했으나, 갑자기 불거진 공급 과잉 우려 탓에 최근까지 국내 라인을 이전할 가능성이 점쳐졌었다.

라인 이전 대비 신규 투자의 효율성과 시황 회복 전망, 중국 등을 중심으로 LCD 수요가 지속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중국 8세대 LCD 라인을 국내 설비 이전이 아닌 신규 투자로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삼성은 중국 정부로부터 쑤저우 사업장 LCD 라인을 기존 7.5세대(1950X2250mm)에서 8세대로 변경하는 요청을 승인받았다. 세대가 바뀌면서 내부 라인 설계를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당초 내년 초 가동이 목표였으나, 세대 변경으로 인해 일정이 지연되면서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나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국내 탕정 사업장의 8세대 설비를 현지로 이전해 가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자체 투자로 내부 방침을 확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마지막 행정절차까지 진행한 후 본격적으로 일이 추진되겠지만 탕정 라인을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도 중국 광저우의 8세대 팹 착공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르면 이달 내로 중국 8세대 기공식 일정을 확정하기로 했다. 오는 7~8월께 기공식 후 팹 구축에 착수, 이르면 내년 말 가동한다는 목표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신규 투자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두 회사는 거대 중국 LCD 시장에 공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지 팹 투자를 추진해왔다. 지난 2년간 LCD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팹 투자 유보는 물론이고 국내 라인 이전을 통해 투자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섰다. 시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투자로 선회한 데는 비록 불황이 닥치더라도 국내외 사업장을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오히려 대응하기 쉽다는 점도 작용했다. 국내 사업장 설비를 옮길 경우 만만치 않은 이전 비용에다 이전기간 생산 공백이 발생해 자칫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대형 LCD 패널 가격이 소폭이기는 하지만 11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신규 투자에 힘을 실었다. 이달 들어 대형 패널가격은 1~2달러 상승했다. 40~42인치 초고화질 LCD 패널 가격은 3월 206달러에서 208달러로 2달러 올랐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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