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휴대폰 유통 개선, 제도만 발전?

`단말기값-할인금액=0원, 최신 스마트폰으로 교체할 수 있는 대박 찬스!` 올 들어 온라인 쇼핑몰에서 빈번하게 날아오는 스마트폰 광고 메일이다.

올 초 휴대폰 가격표시제가 시작됐지만 온라인 휴대폰 판매점은 정부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광고 메일로 여전히 공짜폰 마케팅에 열을 올린다. 제도 시행 후 지식경제부는 16개 지자체와 합동으로 휴대폰 가격표시제를 집중 점검했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다.

휴대폰 판매점이나 대리점이 밀집한 지역 매장들은 휴대폰 가격표를 붙여 놓았지만, 막상 상담에 들어가면 표시 가격은 의미가 없다.

과거와 똑같은 방법으로 고객에게 눈속임을 시작하며 각종 어려운 할인 프로그램과 약정을 줄줄이 늘어 놓는다. 이 때문에 표시 가격과 실제 판매 가격이 달라 속고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단속이 쉽지 않은 온라인 상황은 더 심하다. 오픈 마켓에 여전히 공짜폰이 즐비하다. 공짜폰 이메일은 제도가 시행된 후 은밀한 방법으로 더 급증했다. 누구나 하나씩 가지고 있는 휴대폰이지만 새로 구입할 때마다 속지 않고 제대로 산 것인지 고민하는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휴대폰 가격표시제는 통신요금과 분리된 휴대폰 고유 가격 형성 및 현실화를 위해 시행됐다. 제도가 시행된 지 3개월이 지났다.

이제 5월이면 유통 시장에 또 다른 변화인 휴대폰 자급제도 시행된다. 이 제도 역시 휴대폰 가격 및 이동통신 요금 인하 효과를 기대하며 도입된다. 휴대폰 고유 가격 형성과 현실화를 위한 각종 제도는 많아져도 소비자는 그 효과를 체감할 수 없다.

우리는 세계 최대 휴대폰 생산국이다. 그 위상에 맞지 않게 휴대폰 유통구조는 후진국이다. 언제쯤 국내 소비자는 속고 산다는 느낌 없이 투명한 시장에서 휴대폰을 살 수 있을까. 제도 시행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정착할 지속적인 점검과 단호한 시정 조치가 아쉽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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