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도 떨어져 `이중고`
미국 이동통신시장에도 `철새` 고객들이 늘고 있다. 고객들의 평균 계약기간이 줄어들면서 이통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5일 컨설팅업체 PwC는 미국 이통사 가입자 설문 조사를 통해 통상 휴대폰 계약 기간인 48개월을 겨우 채우고 이통사를 바꾸는 이용자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2010년 59개월이었던 평균 이용기간보다 1년 가량 줄어든 수치다.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등 대형 이통사를 이용하는 가입자는 평균보다는 3개월 가량 더 긴 51개월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중소 이통사보다는 서비스나 품질면에서 만족하고 있다는 증거다. PwC의 피에르 알랑 수 글로벌 마케팅 담당은 “경쟁이 격화되면서 가격이 소비자 선택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인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이통사로 옮겨가는 기간은 점점 더 짧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용자들이 빠르고 신속하게 이통사를 바꾼다면 업체들도 이에 맞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충고한다.
우선 스마트폰 출고 가격을 올려야 한다. 이미 AT&T와 버라이즌은 새로 출시할 4G LTE 스마트폰 가격 하한선을 200달러로 뒀다. 비싼 제품은 300달러까지 올렸다. 또 다른 전략은 제조사들에게 원가를 낮추라는 압박을 해야한다는 점이다. 피에르 알랑 서 애널리스트는 “애플 아이폰의 경우 차라리 공급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는 점을 상기하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해외에서 인기 있는 제품을 들여와 자사 브랜드를 공동으로 붙여 파는 것도 나쁘지 않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런 묘수에도 불구하고 이통사들의 상황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이용자 대부분은 한 달에 약 25달러 모바일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한다. 이통사들이 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은 상상 이상이다.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에 따르면 스마트폰 보조금은 기기당 280달러 가량으로 피처폰 보조금 70달러에 비해 4배 가량 비싸다. 게다가 모바일 데이터 망이 부하되지 않도록 네트워크 유지보수에 매년 수십억 달러를 쓴다. 알랑 서 애널리스트는 “충성도 높은 고객이 줄어드는데다 스마트폰으로 얻는 수익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통사들에겐 골치 아픈 일이지만 이런 트렌드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며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