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동서활인원이라는 곳이 있었다. 지금 연희동 인근에 있던 동활인원과 용산에 있던 서활인원을 통틀어 동서활인원이라고 했다. 동서활인원은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의료활동을 펼쳤다. 일반 의료활동 외에도 무의탁환자를 수용했다고 한다. 가족·친지 등 돌보는 사람이 없어 국가 차원에서 간병 서비스를 지원한 셈이다.
우정사업본부가 9일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예금사업단장과 간병인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2년도 무의탁환자 무료 야간간병지원 사업`발대식을 갖고 간병서비스를 시작한다. 올해는 수혜자가 500명 더 늘었다.
무료 간병사업은 저소득 여성 가장을 간병인으로 선발해 행려병자·노숙자·독거노인 등 무의탁 환자에게 야간 간병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저소득층 여성에게는 안정된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불우이웃에게는 무료로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 효과를 낸다. 2001년부터 시작해 3만8000명 무의탁환자가 수혜를 봤다. 2009년에는 사진전도 개최했다. 사진작가 김건수 교수가 무의탁환자를 가족처럼 돌보는 간병인의 모습을 촬영했다. 간병인이 주는 밥을 먹으며 환하게 웃는 할아버지, 휠체어를 타고 간병인과 봄볕을 즐기는 할머니 등 사람 냄새나는 사진들이 전시됐다.
올해 야간간병사업은 서울특별시동부병원 등 전국 18개 병원에서 이뤄진다.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7억여 원을 지원해 3500여 명의 환자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수혜기간을 대폭 확대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리 사회 어려운 이웃을 더 많이 돕기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국영 금융기관으로서 무의탁 환자는 물론 도움이 필요한 소외계층의 든든한 도우미 역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무의탁환자 무료야간간병사업과 함께 청소년 장학생 문화캠프·장애인 암치료비 지원 등 다양한 공익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