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만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센서나 엄청난 충격을 받은 건물의 안전을 배가시켜주는 첨단 재료…. 모두 인간의 삶의 질이나 생존과 관련 있는 기초분야 연구과제다. 서울대 박태현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바이오 전자코·전자혀`를 개발 중이다. 연세대 김장호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구조물 첨단 보강재 개발로 관심을 끌고 있다.
◇“냄새나 맛에 등급을 매긴다?”=박태현 교수는 냄새를 인식하는 생체물질인 후각 수용체를 이용해 인공후각 바이오센서를 개발 중이다. 이 센서는 인간의 후각체계를 그대로 모사하고 있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센서의 선택성과 민감성을 활용한 임의의 질병 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연구팀은 후각 수용체를 1차 신호변환기로 이용했다. 후각 수용체에서 얻은 1차 신호는 다양한 2차 신호변환기를 이용해 증폭된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인공후각 세포역할을 하는 나노베지클을 제조했다. 나노베지클을 탄소 나노튜브 전계효과 트랜지스터 등의 신호변환기에 적용하면 인공후각 바이오센서가 완성된다.
연구팀은 미각 센서도 이 같은 방법으로 개발했다.
박 교수는 “호흡샘플이나 소변 샘플을 분석해 특이 바이오물질을 찾는 방법으로 암이나 호흡기 질환자를 판별할 수 있다”며 “인간의 수용체를 이용하기 때문에 인간의 신경신호전달을 가장 비슷하게 모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떤 병에 걸렸는지 냄새만으로 아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물 보강 첨단 재료 개발=건물이 틈이 벌어져 있다고 모든 건물을 부순 뒤 다시 지을 수는 없다. 첨단소재로 보강해 안전성만 확보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또 값싸게 보강할 수 있다면 위험한 시설을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도 줄어들 것이다.
연세대 김장호 교수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R&D의 목표다. 김 교수는 일반 콘크리트 구조물이나 충격, 폭발 정도의 하중을 받는 구조물을 보강할 수 있는 첨단 고인성·고연성 폴리우레아를 개발했다.
김 교수는 “최근 급증하는 테러나 폭발, 전쟁 위협이 커지면서 국가 주요 시설물과 일반 구조물에 충격이나 폭발하중이 가해졌을 경우, 이 건물을 효율적으로 보강할 수 있는 재료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개발한 `폴리우레아`는 방수재로 이용되는 폴리우레탄과 같은 계열로 경화속도가 빠르고, 고무와 같이 잘 늘어나는 고인장력을 갖고 있다.
활용분야도 폭넓다, 각종 콘크리트 구조물은 물론 원자력 격납고, 교량, 댐 , 군사적인 목적의 특수구조물, 지하철, 교량, 터널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그동안 시설 보수, 보강 재료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왔다. 이 기술 개발로 연구진은 선진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관련기술을 확보할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내다봤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