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이동통신, MVNO가 뜬다]<하>MVNO 성공시대 열자

이동통신재판매(MVNO) 시장 전망이 엇갈리지만 사실 성공 요건은 단순하다. 정부-이동통신사-MVNO 사업자 세 가지 축으로 이어지는 활성화 기반을 완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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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 SK텔레콤과 MVNO 사업자 KCT, 아이즈비전, 유니컴즈 등이 지난달 명동에서 `MVNO 알리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것이 해결된다면 MVNO 서비스도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서비스를 고루 갖춘 양질의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MVNO 가입자가 증가하면 사업자 측면에서는 실적이 개선된다. 정부는 저렴한 MVNO 서비스에 힘입어 국민 통신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망을 빌려주는 이동통신사는 마케팅 비용 없이 2차 가입자를 확보하는 효과를 누린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29일 MVNO 활성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일부 아쉬운 점이 있지만 초기 MVNO 사업 연착륙을 위한 제도 기반은 어느 정도 다져졌다는 평가다. 전파사용료 한시적 면제라는 비용 혜택부터 국제로밍·와이파이·부가서비스 등 서비스 측면의 개선책도 더해졌다.

관건은 사후 점검이다. 종합대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방통위는 업계와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MVNO 서비스 활성화 종합계획 추진상황 점검반`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위 지원책에 이동통신사업자도 거들고 나섰다. SK텔레콤은 방통위 발표에 맞춰 2차 MVNO 활성화 지원 방안을 공개했다. 단순재판매사업자를 수용하고 제조사 보유 단말 직구매 등을 허용했다. 정부 정책에 담긴 부가서비스도 지원한다.

물론 과제도 있다. 이통사와 MVNO 사업자 간 소통을 보다 활성화하는 것이다. 경쟁사가 아닌 협력사라는 인식 아래 마케팅, 서비스 측면에서 발걸음을 맞춰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업주체인 MVNO 사업자에도 과제가 주어졌다. 경쟁체제인 이동통신시장에서 정부 정책과 이통사 지원만으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MVNO 사업자 스스로 차별화된 서비스모델과 상품을 개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시장을 키워야 한다.

실제로 버진모바일, 부스트모바일, 트랙폰 등 성공한 해외 MVNO 사업자들을 살펴보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영국, 미국, 프랑스 등에서 300만 고객을 보유한 버진모바일은 모그룹이 음반사업을 통해 얻은 브랜드 가치와 유통망을 십분 활용했다. 메가스토어, 아워프라이스, 베스트바이 등 유명 유통망을 통해 상품을 판매했다. MTV 제휴를 통해 다채로운 마케팅 프로모션을 펼쳐 호응을 얻었다.

미국 부스트모바일은 저렴한 요금제에 `한정판 단말기`를 포함한 18종 단말기를 직접 유통하며 유행에 민감한 젊은층을 집중 공략했다. 노인 등 통화소비량이 적은 계층에 집중된 국내 MVNO 사업자들의 마케팅 방식과는 달랐다.

미국 이통 시장에서 5% 점유율을 기록한 트랙폰은 라틴아메리카, 히스패닉 등 특화된 고객을 흡수했다. 분당 통화료 외에 추가비용이 전혀 없는 `넷10`, 저소득 가구에 휴대폰 1대와 일정량 통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이프 링크` 등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선보였다.

MVNO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균형 잡힌 정책, 동반 성장을 지원하는 이동통신사의 상생 접근, 통신시장 경쟁을 돌파하는 MVNO 사업자의 자생력 확보 노력 등 이들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진정한 MVNO 성공시대가 열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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