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폰 운명의 4월…노키아 중국·미국 동시 출격
윈도폰이 운명의 4월을 맞는다. 대표주자 노키아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 동시에 신제품을 출시하기 때문이다. 초반 판매부진에 LG전자의 `윈도폰8` 개발 불참으로 최대 위기를 맞은 윈도폰 진영의 새 승부수가 통할지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노키아는 4월부터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 중국 3대 통신사에 모두 윈도폰을 공급한다. 이와 함께 4일부터 미국 AT&T를 통해 첫 번째 롱텀에벌루션(LTE) 윈도폰 `루미아900`을 출시한다.
스마트폰 최대 소비국으로 떠오른 중국과 LTE 시장 첫 진출은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폰 연합의 시장 확대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스티븐 엘롭 노키아 CEO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루미아800C 모델을 차이나텔레콤을 통해 4월 초 중국에서 3599위안(약 64만원)의 가격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차이나유니콤을 통해 올 2분기 안에 4종의 모델을 내놓고, 차이나모바일이 채택하고 있는 중국형 데이터 표준에 맞춘 제품 개조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 물량 공세를 예고한 셈이다.
노키아가 중국 3대 통신사를 모두 뚫은 것은 중국내 높은 인지도 덕분이다. 자체 운용체계(OS) 심비안의 지난해 중국내 시장점유율은 23%에 달했다. 사이먼 룽 마이크로소프트(MS) 중국 CEO는 지난주 윈도폰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장기적으로 윈도폰이 애플 아이폰을 제칠 것”이라며 “올해 중국 시장점유율 7.5%를 차지해 아이폰 12%를 바짝 추격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에서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LTE 시장진입을 시도한다. 노키아는 AT&T와 협의해 첫 LTE 윈도폰 `루미아900`을 2년 약정에 99.99달러(11만3000원)의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아이폰4S 절반 수준의 저렴한 가격이다.
전문가들은 윈도폰의 3대 약점을 마케팅으로 얼마나 극복할지를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윈도폰은 △여전히 낮은 하드웨어 사양 △부족한 앱과 단말 생태계 △익숙지 않은 유저인터페이스(UI) 등으로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국내 통신사 단말담당 임원은 “쿼드코어 스마트폰까지 나온 마당에 아직 싱글코어밖에 지원하지 못하는 OS는 경쟁력이 한참 뒤진다”며 “구글이나 애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응용 프로그램에다 LG전자 등 주요 제조사도 이탈할 조짐이어서 노키아 혼자 감당하는 싸움이 힘겨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시장조사업체 커런트 어낼러시스의 애비 그린가트 애널리스트도 “LTE폰의 경우 상당히 공격적인 가격을 책정했다”며 “소비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OS를 장착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AT&T와 노키아가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키아는 이달 초 MWC 2012에서 `윈도폰` 출시 두 달만에 120만대를 팔았다고 밝혔다. 갤럭시나 아이폰 시리즈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판매량이다. 5월부터는 삼성전자 `갤럭시S3`와 애플 `아이폰5` 등 블록버스트급 차세대 스마트폰이 줄줄이 출격한다. 노키아를 원톱으로 내세운 4월 승부수가 먹히지 않으면 윈도폰의 부진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