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도 빌려쓰는 시대? 대박 이유는…

불황 심리 파고든 가전렌털 `잘 나가네`

`고이율 할부`라는 비판을 받았던 가전렌털 서비스가 예상 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경기불황 수요가 맞아떨어지면서 정착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GS샵 등이 진행하고 있는 가전렌털 서비스가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하면서 정착기에 접어들고 있다.

1월 6일 출시한 이마트 가전렌털 서비스는 3월 1일까지 두 달여 동안 매출액이 52억원에 달했다. 이용 건수는 3500건을 넘었다. 최근에는 렌털 수요가 더욱 늘면서 하루 매출액이 1억원에 육박한다. 이마트 전체 가전매출에서 렌털이 차지하는 비중은 초기 0.6%에서 최근 20%까지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처음 시도하는 사업 모델이어서 정착 단계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생각보다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면서 “기대치 이상으로 매출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관련 팀을 신설하고 렌털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는 GS샵도 TV 렌털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달 24일 진행한 오리온 풀HD LED TV 42인치 렌털 방송에서 예상보다 20% 이상 많은 3500 주문콜을 받았다. GS샵은 55인치 대형 LED TV 렌털 서비스를 4월 말 론칭할 예정이다.

가전렌털은 서비스 론칭 초기 `고이율 할부`라는 비판을 받으며 사업성에 의심을 받았었다. 이마트의 경우 132만원짜리 냉장고를 36개월 빌리면 렌털 비용으로 총 178만원이 넘는 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가 어려울 때 목돈 지출을 줄이려는 `불황의 경제학`을 파고든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마트 렌털서비스에서 프리미엄 품목 매출 비중이 월등히 높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LED TV 렌털은 LCD TV보다 10배 많았고 프리미엄 냉장고 역시 일반 냉장고보다 10배 많았다. 세탁기도 드럼세탁기가 일반세탁기보다 두 배 이상 렌털 비중이 높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형 가전 위주로 렌털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그에 맞는 인력이나 물류 시스템 등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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