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은 크게 독(毒)과 같은 유해 물질에 의한 신체 중독과 알코올·마약과 같은 약물 남용에 의한 정신적 중독 두 가지로 나눠진다. 정신적 중독은 일종의 `습관성 중독`이다. 계속 특정 물건(물질)을 찾고, 보이지 않으면 초조하고 긴장한다. 흡연이 대표적이다.
사회가 발달하면서 신체 중독보다 정신적 중독 사례가 늘고 있다. 인터넷 중독이 그 중 하나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실태조사를 보면 두 가지 충격적인 내용을 담았다. 만 5~9세 유아동 인터넷중독률이 7.9%로 성인(6.8%)보다 훨씬 높았다. 과거에는 중독하면 성인을 떠올렸는데 어느새 청소년을 넘어서 이제는 유아동까지 내려갔다. 우리의 꿈과 미래인 유아동이 지각도 못하는 상황에서 중독이라는 멍에를 썼다. 공개된 중독 사례를 보면 놀랍다. 5·6세 유아를 내버려두면 5~6시간 스마트패드로 게임을 즐긴다. 못하게 하면 떼를 쓰고, 심하게 울며 토하기까지 한다. 부모는 자책감에 후회를 하다가 5·6살 유아를 데리고 인터넷중독 상담기관을 찾았다. 비슷한 연령대 유아를 둔 기자도 남 얘기 갖지 않다.
스마트폰 중독도 심상치 않다. 중독률이 8.4%로 인터넷 중독률(7.7%)을 넘어섰다. 중독자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이 무려 8.2시간에 달했다. 수면시간을 포함하고도 하루 3분의 1을 스마트폰과 함께 한다. 주로 페이스북·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했다. 스마트폰 중독률은 올해 처음 조사했다. 대상은 10대 이상이었다. 유아동을 대상으로 조사했다면 또 다른 충격적인 결과를 보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식당에 가보면 적지 않은 유아동이 스마트폰에 푹 빠져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모바일기기(스마트폰) 중독예방 가이드라인`을 포함 스마트폰 중독 대책 몇 가지를 내놓을 방침이다. 예산이 많지 않아, 효과적인 처방이 나올지는 의문이다. 조사결과가 해를 넘어 나와, 예산을 미리 확보하지 못했다. 스마트폰 보급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저연령대 보급이 확산된다. 인터넷처럼 서서히 준비한다면 `뒷북`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릴 때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