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없는 콘크리트를 본적이 있는가. 중금속에 오염된 지하수를 정화하는데 늘 따라다니는 2차 오염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면, 인간은 더 윤택한 환경에서 살게 될 것이다. 경기대 양근혁 건축공학과 교수와 한양대 박재우 건설환경공학과 교수가 지구 환경 개선을 위한 기초 R&D 성과를 내놨다.
◇시멘트 없는 콘크리트 개발=양근혁 경기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시멘트 없는 콘크리트 기술 실용화를 위한 기초기술을 정립했다. 정확히는 `알칼리활성 결합재에 기반을 둔 그린 콘크리트 개발`이다.
양 교수는 시멘트 대신 산업 부산물인 고로 슬래그와 플라이애시(석탄재) 등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콘크리트를 제조했다. 콘크리트 기능 향상을 위해선 바실리스 유효미생물을 활용했다. 콘크리트에 미생물을 사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양 교수는 또 모르타르의 신뢰성 있는 배합설계 시스템을 자체 개발, 적용했다.
양 교수는 “시멘트를 대체할 기술”이라며 “친환경 친건강 다기능 그린 콘크리트”라고 말했다.
시멘트는 1톤 생산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0.81톤이다. 국내 시멘트 생산량을 500만톤으로 봤을 때 매년 400만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시멘트를 알칼리활성 결합재로 대체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만 줄여도 연간 3억5000만달러의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양 교수의 논리다.
2005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지역거점연구단육성사업-바이오하우징연구사업단`의 지원을 받았다.
양 교수는 “탄소제로 도시 및 에코시티 건설사업 분야 수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환경복원 사업이나 자연친화 복합 휴양단지 조성 등에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수 2차 오염 막는 `덴드리머`=박재우 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가 개발한 `환경정화용 표면분자 조절형 자성 덴드리머`는 중금속 제거에 쓰이는 재활용 가능한 흡착제다.
중금속 제거에 널리 쓰이는 흡착제의 단점은 처리 후 침전물이 생성된다. 이로 인한 2차 환경오염 유발과 이를 처리하는데 드는 추가비용이 만만치 않다.
박 교수는 중금속 제거 방안으로 3차원 신나노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덴드리머`에 주목했다. `덴드리머`로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은 박 교수가 처음이다.
`덴드리머`는 중심에서부터 나뭇가지 모양의 일정한 단위구조가 반복적으로 뻗어 나오는 고분자다. 중심이 비어있다. 외부는 다양한 화학단위와 반응할 수 있는 반응기가 존재한다.
박 교수는 이 반응기 분자를 이용해 친수성, 소수성 및 친소수성 표면 조절형 자성 덴드리머를 합성하는 방법으로 오염물질과 결합할 수 있는 고효율 환경정화용 나노소재를 개발했다.
박 교수는 “현재 국내 중금속 오염 지하수 정화기술은 대부분 화학약품에 의존하기 때문에 저장고와 별도 관리 인력이 필요한 단점이 있었다”며 “향후 친수성 중금속이나 질소, 인, 과염소산 등의 오염물질과 소수성 유기오염물질도 제거 가능한 환경소재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현재 효림산업에 기술이전해 지하수 정화설비에 활용할 예정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