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광고 속 연예인이 말한다. 언젠가는 모두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타지 않을까 싶어서 자신은 조금 먼저 시작했다고.
일본 혼다 자동차는 1999년 11월에 첫 하이브리드카인 인사이트의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주력 모델인 시빅과 어코드에도 하이브리드 버전을 추가했고, 2009년에는 2세대 인사이트를 내놓았다. 혼다의 하이브리드카 누적판매 대수는 2009년 8월에 40만대, 2011년 12월에 80만대를 돌파했다. 현재 혼다는 7개의 양산 하이브리드 모델을 갖고 있고, 그 중 3개는 우리나라에서도 판매 중이다. 하이브리드 전용차인 인사이트와 CR-Z, 그리고 시빅 하이브리드이다.

시빅은 1972년 1세대 모델의 등장 이후 160여개 나라에서 2000만대 이상이 팔린 혼다의 대표작이다. 지금 판매 중인 시빅은 9세대에 해당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11월에 1.8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됐다. 9세대 시빅은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추기 위해 당초 계획보다 차체 크기를 줄이고 출시시기를 늦추는 등 우여곡절 끝에 등장했지만 8세대 모델로부터 크게 바뀐 인상은 아니다. 차체 크기도 거의 같다. 특히 3㎝ 줄어든 축거가 눈길을 끄는데, 차체 확대를 자제하고 고효율 패키징으로 실내공간을 넓혔다는 것이 혼다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경량화된 고강성 프레임을 추가 적용해 차체를 7% 가볍게 만드는 등의 방법으로 전체 무게는 줄이고 효율은 높였다.
어코드의 영향을 받은 듯 램프와 범퍼 등에 각을 살린 외관은 이전보다 한결 다부져 보인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그릴에 파란색 띠를 두르고 트렁크 덮개에 스포일러를 달았으며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의 15인치 휠을 적용했다. LED를 넣은 테일램프도 하이브리드만의 스팩이다.
운전석에 앉아보면 이전보다 얇게 만든 앞 유리 기둥 덕에 시야가 더 트인 느낌이다. 실내 디자인도 기존 모델의 것을 계승 발전시킨 분위기라 낯설지가 않다. 여전히 젊고, 미래적이다. 오디오 및 에어컨 조작부가 운전자 쪽으로 틀어져 있는 것도 마음에 든다. 계기판 위, 앞 유리 바로 아래에 보조 계기판을 넣어 운전자의 시선 이동을 최소화한 `멀티플렉스 미터`는 가로방향으로 영역을 넓혀 5인치 화면까지 품었다. 오디오, 연비, 차량 설정 화면을 볼 수 있고 하이브리드 시스템 작동현황과 후방카메라도 확인할 수 있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일반 차량처럼 부르릉 하고 엔진이 깨어난다. 계기판의 회전계를 통해 엔진이 몇 회전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정차 중에는 자동으로 꺼져 연료를 아낀다. 모터는 출발할 때, 또는 엔진 힘만으로는 힘에 부치는 가속을 할 때 엔진을 돕는다.
모터는 엔진이 맥을 못 추는 낮은 회전에서부터 힘을 내기 때문에 적잖은 도움이 된다. 저속에서 일정 속도를 유지하면 모터만으로 달리기도 한다. 그리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브레이크를 밟으면, 모터가 버려지는 운동에너지를 모아 배터리를 충전한다. 이런 상황들은 모니터를 들여다봐야 알 수 있을 뿐, 주행에서 티가 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전기차를 타듯 조용하고 부드러우며, 때로는 혼다 차다운 스포티함을 느낄 수 있을 만큼 힘차다. 엔진 배기량을 1.3리터에서 1.5리터로 확대하고 니켈수소 배터리를 작고 가볍고 성능 좋은 리튬이온 배터리로 변경한 것은 전체적인 효율 향상 뿐 아니라 운전자 만족감도 높여놓았다. 신나게 달리면서 운전재미를 만끽할 것인지, 화면에 나타나는 친환경 운전 코치의 안내에 따라 나뭇잎 점수를 모을 것인지는 운전자 선택이다. 쉽게 정복할 수 없을 것 같은 24.7㎞/ℓ의 공인연비 수치가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