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벤처 사장님들, 다들 어디갔나…

국내 모바일 산업을 이끌었던 모바일 1세대 CEO들이 줄줄이 일선에서 물러나거나 자리를 옮긴다. 지분을 팔거나 다른 회사에서 재도전하고 정치권에 도전하는 CEO도 있다. 상황은 다르지만 모두 스마트폰 시대에 경영 여건이 크게 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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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석 인스프리트 사장은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이 성사되면 경영진이 모두 교체되고 이 사장은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자회사 엔스퍼트 정상화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스프리트는 2000년 삼성전자 출신인 이 사장이 `인트로모바일`이라는 이름으로 설립한 벤처기업. 설립 2년 만에 해외 20개 이통사에 MMS 솔루션을 공급하는 성과를 내며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으로 이름을 알렸다. 최근에도 LTE용을 비롯한 각종 솔루션을 국내외 대기업에 공급했다. 한 관계자는 “실적이 악화되고 야심차게 인수한 자회사 엔스퍼트도 결국 실패했다”면서도 “네트워크 기술력에선 확실히 자리매김한 CEO”라고 평가했다.

장준호 인포뱅크 사장은 최근 정치권 진출을 모색 중이다. 장 사장은 박태형 공동대표와 서울대 동창으로 1995년 함께 회사를 세웠다. 이듬해 서울시 버스노선관리시스템 개발로 수익을 내기 시작해 매출 700억원에 육박하는 독보적인 통합메시징 솔루션 기업으로 키웠다. 스마트폰 시대가 되자 발 빠르게 모바일 메신저 `엠엔톡`을 내놓았다.

2000년 디지탈아리아를 세운 장덕호 전 사장은 모바일플래시 독자 기술로 회사를 키웠다. 2002년에는 정보통신부가 디지탈아라아 솔루션을 국가 표준으로 채택했다. 지난해 9월 더체인지 자회사 유티씨앤컴퍼니에 회사를 매각할 때까지 실감형 입체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 기술 개발에 힘을 쏟았다. 그는 11월 물러났다.

각각 네오엠텔과 인프라웨어를 창업한 김윤수·안종오 씨는 새 도전에 나선다. 김 씨는 1999년 네오엠텔을 설립해 모바일 그래픽 솔루션으로 이름을 알렸다. 네오엠텔 관계자는 “전문 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고 신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안 씨는 곽민철 현 공동대표와 인프라웨어에서 국산 모바일 브라우저 전성시대를 이끌다 최근 인수한 인식전문기업 디오텍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스타가 물러난 빈자리는 새로운 주인공이 채운다. 인프라웨어는 스마트 시대 변신에 성공한 대표적인 모바일 솔루션 기업이다. 모바일 브라우저 사업이 내리막길을 걷자 모바일 오피스 프로그램 `폴라리스 오피스`를 대표 상품으로 내세웠다. 삼성·LG·HTC 등 대표적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는 모두 탑재돼 있다. 인포뱅크는 메시징 기술을 살려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에 모바일투표·양방향 메시징 기술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네오엠텔은 그래픽 기술을 살려 스마트폰 `런처` 프로그램을 개발해 ZTE 등 SW 기술력이 약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새 주인을 맞은 디지털아리아는 전자부품 사업부문을 분할해 매각할 예정이다. 인스프리트도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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