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버튼이 잘못 눌렸다고요?"

요즘 세태를 반영하는 소식 2건이 눈길을 끈다.

치매에 걸린 70대 할머니를 휴대폰 위치추적으로 구조했다는 뉴스와 스마트폰 취급 부주의로 잘못 걸려온 119전화(오신고)가 분야별 신고 건수 중 1위를 차지했다는 통계였다.

날이 어두워져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길 잃은 할머니는 휴대폰 위치정보 추적 덕분에 무사히 구조됐다. 아들이 119이동전화 위치정보 조회를 요청하고, 인근 소방서 구조대와 119안전센터 직원이 총 동원돼 산속을 1시간 동안 수색한 결과다.

이 할머니가 살고 있는 경남지역은 최근 3년간 위치정보 조회 요청이 2009년 3857건에서 2010년 3941건, 지난해에는 4125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첨단 서비스를 무색하게 만드는 사례 또한 증가세가 만만치 않다.

부산지역은 119신고 접수 중 스마트폰 취급 부주의 등으로 인한 오신고가 전체 신고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 해 이 지역 119신고 건수는 총 135만 1135건이었고, 이중 오신고는 68만 5389건으로 전체 신고건수의 50.7%를 차지했다.

경남지역 긴급구조 SMS 통계를 들여다보면 허탈하기까지 하다.

긴급구조 SMS는 농아인, 청각 장애인 및 일반인이 휴대폰 통화지역을 벗어났더라도 SMS 문자가 가능한 지역에서 긴급상황에 대비해 운영하는 서비스다.

이 지역 긴급구조 SMS 접수는 2010년 189건에서 2011년 1170건으로 600% 증가했다. 대부분 잘못 눌려진 문자였다. 지난 해 접수한 SMS 1170건 중 실제 긴급 출동한 경우는 엘리베이터 사고 등 10건 0.9%에 불과했다. 99%인 1160건은 운동·운전 중 주머니에서 핸드폰 키가 잘못 눌렸거나 어린이 부주의로 단축 버튼 기능이 작동해 나타난 결과였다.

오신고로 인한 119 긴급출동은 실제 위기에 처한 다른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시간을 뺏는 결과를 초래한다. 첨단 기술과 서비스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편리하지만 이용자 책임이 동반되지 않을 때는 사회적 혼란과 피해를 가중 시키는 요소로 돌변할 수 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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