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서 피어난 스마트혁명, 스마트폰의 성공요인은 두말할 것 없이 `편리함`이다. 그 편리함의 이면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기기로 전달해 주는 센서가 자리하고 있다. 아이폰으로 대중화된 멀티터치 기능은 이전과는 달리 손가락으로 화면을 직접 작동시키는 직관적 인터페이스를 구현해 한순간에 입력기기 시장을 평정했다.
터치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에는 5~6개의 센서가 들어간다. UI 혁신을 가져온 터치센서, 카메라 모듈에 들어가는 CMOS 이미지센서, 폰 기울기에 따라 화면을 자동으로 배치해주는 자이로스코프(중력) 센서, 흔들림을 감지하는 가속센서 등이 모여 기존의 피처폰과는 전혀 다른 스마트폰이 탄생하게 됐다. 스마트폰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은 이 같은 센서가 제공해주는 입력 신호를 바탕으로 무궁무진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 혁명이 가속화될수록 센서 시장은 커진다. 스마트 기기가 지향하는 바가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다. 자연의 신호를 그대로 받아들여 사람 뇌가 계산하듯 원하는 결과물을 내는 것이 스마트 기기다. 인간의 오감 중 촉각(터치)이 포문을 열었다면 앞으로는 시각, 청각, 미각, 후각 등의 감각을 활용할 기기가 나타날 수 있다.
스마트혁명은 스마트폰과 같은 스마트 기기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의료기기나 산업 분야에서도 스마트 혁명은 일어날 수 있다. 각종 센서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의료 분야에서는 사람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알려주는 웨어러블 컴퓨터가 등장할 수 있다. 이 기기는 옷이나 장신구에 사람의 혈압 등을 상시적으로 체크해주는 센서를 장착해 만들어진다.
사람이 일일이 점검하기 힘든 산업현장의 안정성도 센서가 책임질 수 있다. 대형 참사를 일으킬 수 있는 구조물이나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환경에 부착하는 산업용 센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센서 시장 급성장=센서 시장 중 가장 큰 규모를 형성하는 것은 이미지 센서다. 사람의 눈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이 센서다. 휴대폰용 카메라는 물론이고 디지털카메라, CCTV, 블랙박스 등 다양한 곳에서 시각적 신호를 받아들여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준다.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이미지 센서 시장 규모는 2010년 80억2600만달러에서 2011년 96억4100만달러로 1년 만에 무려 20%가 커졌다. 올해에도 13.8%가 늘어난 109억7400만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어떤 반도체와 비교해도 성장성이 뛰어나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9.6%에 이른다.
이미지 센서를 제외한 다른 센서 시장 규모는 아직 작다.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을 활용한 자이로 센서를 포함한 여러 센서 시장 규모는 지난해 총 58억9900만달러 정도를 형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모바일용 센서 시장의 성장이 돋보인다. 시장 조사기관 욜은 모바일용 MEMS와 CMOS이미지 센서 시장이 2009년 36억달러에서 2015년까지 연평균 1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를 기반으로 가장 큰 성장률을 보인 것은 바로 동작을 인식하는 모션 센서다. 모션 센서는 아이폰이 채택하면서 스마트기기에서 대중화됐다. 스마트폰을 90도로 기울이면 화면이 스크린을 따라 움직이지 않고 넓은 화면을 보여주는 자이로스코프를 비롯해, 가속도 센서, 디지털 컴퍼스, 압력 센서 등이 대표적이다. 이 센서는 움직임을 이용한 게임이나 위치정보인식, 증강현실(AR) 등을 구현하는 필수 부품이기도 하다. 욜의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용 모션 센서 시장은 2009년 3억600만달러에서 2015년 11억9100만달러로 세 배가 넘는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센서 발전을 통한 첨단 기능 속속=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는 실내에서 정확한 위치를 측정할 수 있는 플랫폼이 공개됐다. 유럽의 CSR와 ST마이크로라는 두 반도체 회사가 협력해 내놓은 제품으로, CSR의 GPS와 ST마이크로의 MEMS 센서를 결합해 개발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지구상의 좌표는 물론이고 높이까지 정확하게 측정해 내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활용된 MEMS 센서 모듈은 3축 센싱을 포함해 압력까지 센싱함으로써 해발 높이나 고도 및 고층 빌딩의 높이까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이러한 장치를 활용하면 고층건물이 밀집해 있는 시가지에서도 GPS 신호를 정확하게 잡을 수 있다. 또 사고가 났을 때 출동한 119구조대가 휴대폰 소유자가 있는 건물의 정확한 층수까지 파악할 수도 있게 된다.
프리스케일은 자동차 전면과 측면을 모두 살펴 에어백이 최적으로 전개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MEMS 가속도 센서를 기본으로 위성관성 센서를 활용한다. 전면 및 측면 충격을 감지하기 위해 자동차의 둘레를 따라 여러 센서들이 함께 작동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센서는 여러 부품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기능을 끊임없이 구현하고 있다. 자동차 앞뒤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근접 센서와 통신모듈의 결합도 가능하다. 밝을 때는 스크린을 더 밝게 하고 어두울 때는 조명을 낮춰 배터리 소모를 줄이는 조도 센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각종 IT 기기가 인식 기능을 탑재하면서 센서도 여러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근접 센서와 이미지 센서의 결합, 조도 센서와 터치 센서의 결합으로 새로운 UI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이도영 실리콘화일 사장은 “인식 기능에 대한 관심으로 다양한 센서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센서시장 규모(단위:백만달러) 자료: IHS아이서플라이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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