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상승 피해 제조업 공장들 해안에서 내륙으로 연쇄 이동
중국의 노동력 부족 파도가 해안에서 내륙으로 밀려온다. 임금 상승 때문에 외국 제조업체가 공장을 해안 대도시에서 내륙으로 한꺼번에 옮기면서 빚어진 결과다.
노동력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자 그나마 낮았던 내륙 임금도 들썩인다. 한국을 비롯한 외국 제조업의 비용 부담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는 23일 중국 현지 취재로 내륙 지역의 노동력 부족 현상을 자세히 보도했다.
최근 외국 기업 공장이 급속히 늘어난 후베이성 우한시. 직업안내소 게시판에는 빽빽하게 붙은 구인 정보로 빈틈을 찾을 수 없다. 폭스콘이나 TCL 등 전자 분야 대기업은 구직자를 확보하기 위해 공장 견학 버스에 언제나 시동을 켜놓고 있다.
구인난은 임금 상승으로 이어졌다. TCL 초임은 1800위안(약 32만3000원)이다. 지난해보다 약 12% 올랐다. 기숙사 시설도 개선했다. 방마다 TV를 완비했으며, 부부가 함께 쓰는 방을 마련할 정도로 복지에 신경을 썼다.
TCL 채용 담당자는 “임금과 복지 수준을 높였지만 채용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며 “400명을 뽑으려 했는데 지금 추세라면 200명도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내륙에 제조업 공장이 속속 들어서면서 대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났던 인력이 귀향하고 있지만 수요를 채우기는 힘들다. 후베이성 취업관리국 간부는 “공장 노동자 부족 현상은 꽤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젊은이들이 힘들다는 이유로 제조업을 선호하지 않는 현상도 노동력 부족을 부채질했다. 폭스콘에서 일한다는 23세 남성은 “일이 단조롭기 때문에 전문대에서 배운 컴퓨터 지식을 살릴 수 있는 직장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의 월급은 2000위안(약 35만8000원) 정도다.
우한시 이외에 후난성 창샤시 등 다른 내륙 도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창샤시 조사에 따르면 현지 기업의 79%가 직원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금 상승과 젊은이의 제조업 기피 역시 재현된다.
창샤시 직업안내소 부장은 “올해 공장 노동자 월급은 약 2000위안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2010년과 비교하면 무려 70%나 급등했다.
노동력이 부족하지만 지방 정부는 기업 유치에 더욱 적극적이다. 후난성 1인자인 저우창 당서기는 니와 우이치로 주중 일본대사와의 회담에서 “창샤를 건설 기계의 메카로 만들고 싶다”는 뜻을 비쳤다.
중국국가통계국 조사를 보면 2011년 기준 전체 인구에서 노동 인구(15~64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보다 0.1% 줄어든 74.4%다. 중국 노동력이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셈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