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만해도 기술이전을 하기 위해 교수 한명 한명을 찾아 끈질기게 설득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교수들이 직접 찾아와 기술 이전을 논의하는 경우가 많아졌죠. 기술이전조직(TLO)에 대한 대학 내 인식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봉문 연세대 산학협력단 그룹장은 높아진 TLO 위상에 큰 자부심을 보였다. 정부 예산 사업을 따오는 조직 정도로만 여겨졌던 TLO가 대학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떠오르면서 대학 내 필수 조직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 산단은 매년 꾸준한 실적 향상을 보이며 학내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세대 산단 TLO를 이끄는 이 그룹장은 지난해 기술이전 개인 실적 국내 1위에 오른 업계 전문가다. 2011년 13건 18억5000만원 규모의 기술이전에 관여했다. 2010년에는 지식경제부 선정 기술금융사업화유공자에 뽑히기도 했다.
이 그룹장의 지휘하에 연세대 산단은 지난해 62건 기술이전에 성공, 31억7000만원 수입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78% 신장한 수치로 8억9000만원을 기록한 2006년 대비 4배 가까운 성장세다.
전문성과 신뢰. 기술이전 최고수가 꼽은 노하우는 의외로 간단했다. 이 그룹장은 “기술이전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연구자와 업체 양쪽 모두에게 기술이전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라며 “전문성을 바탕으로 TLO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어야 연구자와 업체 간 적절한 조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그룹장이 생각하는 기술이전의 의미는 ‘논문을 넘어 실질적 연구 가치 창출’이다. 대학을 비롯해 많은 기관의 연구개발(R&D) 성과물이 그동안 논문 속 한 줄로 남아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기술이전은 이런 R&D 성과물에 생명을 불어넣어 의미 있는 기술로 재탄생시키는 일로 새로운 수익은 물론이고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그룹장은 우리나라 기술이전 환경에 대해 “이전보다 많이 좋아졌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대학 기술을 낮게 보는 대기업 인식이 가장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는 “대기업이 R&D 비용 지출에는 인색하지 않지만 기술이전 비용에는 돈을 아까워한다”고 말했다.
이 그룹장은 “똑같은 기술이라도 국내 대학 기술보다 외국 대학 기술을 사려는 사대주의 행태가 국내 기업에게 남아있다”며 “기술 수요자인 기업이 우리 기술을 제대로 평가해야 국내 대학 연구개발과 기술이전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