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전문편성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대원방송이 경기 성남·분당에 도넛 가게를 열었다고 한다. 방송채널사업만으로 매출과 수익을 끌어올리기 어려워서다.
애니메이션 PP에만 국한한 현상이 아닌 모양이다. 경제정보·음악 전문편성 PP 22개사도 방송 외 기타수익(이하 2010년 기준)이 본업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돈이 좀 된다는 홈쇼핑 PP와 보도전문 PP를 뺀 148개 PP 가운데 절반쯤(73개)이 영업 손실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수익을 낸 PP의 업업이익률 평균치도 3.7%에 머물렀다.
상황이 이렇다면 뭔가 잘못됐다. 가뜩이나 정부가 ‘미디어 산업과 방송 콘텐츠 진흥’에 3년 이상 힘쓴 뒤라 허무할 지경이다. 방송채널 자원이 고갈되어 가는 마당에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12월 덩치 큰 종합편성 PP를 네 곳이나 새로 허가했다. 앞뒤가 들어맞지 않는다. 앞에선 ‘미디어 산업 진흥’을 말했으나 뒤에선 ‘고사하는 PP를 나 몰라라’ 했다.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기 위해 입법 절차까지 무시하며 일군 방송사업 환경이 이렇다면 재고해야 한다. 그릇된 선택을 바로잡을 때라는 얘기다. 빠를수록 좋다.
당장은 ‘종합편성’을 하는 방송사업자에게 동일한 규제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겠다. 지상파 방송과 종편 PP에게 광고·편성·제작 관련 규제를 똑같이 적용해 전문 PP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고사 위기인 PP를 보살필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끌려가는 산업 구조를 개선이 시급하다. 방송 프로그램(채널)이 SO로부터 제값을 받는 구조가 정착한다면 도넛 가게를 열지 않아도 된다. 건전한 방송채널사업 환경 조성은 생각보다 단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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