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IT 전시회로 꼽히는 ‘CES 2012’가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은 곳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부스였다. 55인치 OLED TV부터 풀 HD의 4배 해상도를 자랑하는 UD TV까지 양사의 주력 전시품에 관람객들 찬사가 이어졌다. 전반적으로 국내 업체들이 전시 규모나 제품에서 해외 경쟁사들을 압도했다는 평가다.
CES는 매년 연초 열린다. 이런 시기적 특성 때문에 주요 기업들이 올해 판매할 주력제품들을 전시한다. 전시회는 또, 꼭 상품화할 것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어떤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장터가 되기도 한다. 미래기술을 선보이면서 회사 역량도 과시하고, IT 발전방향을 주도해 보려는 시도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전시회(展示會)는 사전적 의미로 ‘특정한 물건을 벌여 차려 놓고 일반에게 참고가 되게 하는 모임’이다. 하지만 전시회가 단순히 기업들이 제품과 신기술을 보여주는 장터만은 아니다. 전시회에 맞춰 주요 제품의 새로운 기능과, 신기술 접근법이 제시되는 일은 흔하다.
일부 기업들은 차세대 경영전략까지 공개하기도 한다. 주요 기업 CEO 들이 총집결 하면서 여러 기업간 기술협력 논의와 제품 공급 협상도 빈번히 이뤄진다. 다국적 기업 CEO들은 전시회에 맞춰 인근 지역 법인장들을 모아 현지 전략회의를 갖기도 한다.
이런 복합적 기능 때문에 전시회에는 제품 개발·마케팅 인력 이외에 업계 동향정보를 얻기 위한 요원들도 참가한다. 꼭 기업체에 소속되지 않은 금융권 애널리스트와 정부 정책 입안자들까지 전시장을 찾는 이유다.
전시회는 기술과 제품으로도 볼거리를 만들지만, 이후 기업체 전략에도 변화를 준다. 전시회 이후 타사 제품과 전략을 꼼꼼히 분석하고 후속 대응을 논의하는 일은 필수 코스다.
전시회는 1년 내내 세계 곳곳에서 이어진다. 오는 2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나 3월 독일 세빗 등에서는 어떤 제품, 신기술이 공개될까 벌써부터 궁금하다. 전시회 이면에 숨은 기업들의 전략이나 구상까지 함께 읽어보는 것도 흥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가전유통팀장·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