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중견 IT 부품소재 기업이 일본 업체의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핵심 부품생산부문을 약 100억원에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부품소재산업계에 글로벌 스몰(Small) M&A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
지식경제부는 국내 중견기업이 일본 S사로부터 소형모터를 이용한 카메라용 자동초점 장치사업 일체를 인수하는 ‘한·일 IT부품기업 간 M&A본 계약’을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지경부가 지난 2008년 M&A를 국내 부품소재기업 성장 수단으로 삼는 ‘해외부품소재 M&A 활성화 정책’을 펼친 지 3여년 만에 중견 기업의 스몰 M&A 성과를 거둔 것이다. 지난해 한국기업(대기업)의 일본기업 M&A 8건 중 부품소재 분야는 전무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그간 한국기업의 M&A에 일본기업들이 유독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이번 M&A 사례는 한·일 부품소재기업간 M&A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경부는 이를 계기로 대기업 전유물로만 인식했던 기업 간 M&A가 국내 중소·중견 부품소재기업 사이에서도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시장 진출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지경부는 올해 부품소재 M&A 데스크 사업에 10억원 예산을 투입해 세계 44개 M&A 전문기관연합체와 MOU 체결을 추진한다. 50여곳 해외 M&A 중개기관으로부터 매물정보도 확보할 계획이다.
국내 M&A 자문사를 중심으로 중소형 M&A 딜(Deal) 전문 컨소시엄을 결성해 중소·중견 부품소재기업 해외 M&A를 지원한다. 기업이 M&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인수자금 조달 지원을 위해 1000억원 규모로 제2호 부품소재 상생펀드도 만든다.
김재홍 성장동력실장은 “기술진보가 빠른 산업 환경에서 전통적인 R&D외에도 M&A가 매우 효과적인 기술혁신 수단이 될 수 있다”며 “M&A 성공은 선진기술, 경영노하우, 시장까지 함께 얻는 일석삼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경부와 한국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는 이날 한·일 IT 부품소재 기업 M&A 본 계약 체결행사와 함께 ‘국내 소재부품기업의 M&A 시장 진출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중기청·삼일·안진·ADL 등 M&A 컨설팅 업체와 정책금융공사·NH증권·KT 캐피탈 등 투자기관, 유니테크·성호전자 등 해외 M&A에 관심이 높은 기업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중소기업이 M&A 매물기업 정보를 얻기 어렵고, 내부적으로도 M&A 타당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전문 인력이 부족한 현실을 지적하고 소재부품기업의 해외 M&A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용어설명/ 글로벌 스몰 M&A란 해외 중소·중견 알짜 기업을 1000억원대 이하 가격에 인수해 사업과 외형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대형 M&A에 비해 M&A자금 조달 부담을 줄이면서 신기술 확보 등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실패해도 사업 리스크가 적다는 이점도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