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 해도 국산 가전제품을 사는 소비자는 세 회사 제품을 놓고 고민했다. 어느 날 세 회사 가운데 한 회사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잊히기 시작했다. 아예 없어진 게 아닌가 하는 사람도 있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옛 대우전자)다. 이 회사가 부활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6854억 원, 영업이익 50억 원을 기록했다. 2008년 이후 4년 연속 흑자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많이 떨어졌지만 2년 연속 매출 증가는 좋은 신호다.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을 감안하면 성장세에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신흥시장을, 국내에선 틈새시장 집중 공략해 성공한 결과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 2조원 돌파, 영업이익 700억 원 달성에 도전한다. 국내외 경기 상황을 보면 달성하기 쉽지 않은 목표다. 영업이익 목표도 5년 새 최대다. 그래도 이러한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10여년에 걸친 혹독한 구조조정 속에도 꿋꿋이 버티고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에선 경외감도 생긴다.
대우일렉과 비슷한 상황이었던 기업이 하이닉스반도체다. 임직원이 똘똘 뭉쳐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새 주인까지 찾아 이제 나래를 편다. 대우일렉은 ‘제2의 하이닉스’를 꿈꿔야 한다. 지난해 매각이 무산됐지만 올해 실적이 목표치에 다가가면 인수합병(M&A) 시장이 보는 눈도 달라질 것이다.
실패를 보는 사회의 시각이 바뀌었다. 실패한 사업가도 다시 도전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하이닉스와 대우일렉은 애초 실패한 기업도 아니었다. 알짜 기업임에도 IMF와 모그룹 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냈다. 임직원의 뼈를 깎는 노력만으로 살아남았다. 하이닉스가 그 희망의 증거를 보여줬다. 대우일렉이 완전히 부활하면 그 증거는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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