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글로벌-가치 기반 조직개편 단행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SC(SemiConductor)사업기획실을 신설했다. 유무선 통합 인터넷서비스 사업 차원에서 SK커뮤니케이션즈가 SK플래닛 직할체제로 편입되고 SK C&C는 글로벌·신성장 사업 강화를 목표로 해외 법인을 CEO 직속조직으로 재편했다.

 SK그룹은 11일 글로벌과 신성장 사업 성과 가속화에 초점을 맞춘 계열사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직무가치 중심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최고경영진에 대한 검찰 수사로 예년보다 열흘 가량 늦어진 정기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다. 그룹 내외부 사정을 고려해 대규모 개편보다는 성과 중심의 조직기능 강화로 경영 정상화를 꾀했다는 평가다. 신규 선임 69명을 포함해 총 125명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SK그룹은 “조직개편과 임원인사가 늦어졌지만 그간 추진해온 글로벌 성공전략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그룹 안팎에서 우려하는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고경영층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성장에 초점=가장 큰 특징은 ‘글로벌 성장 가속화’다. SK그룹은 실질적인 현지화 기반과 글로벌 전략지역별 사업 실행체계를 공고히 구축했다. 관계사별로 중국·중남미·중동·동남아 등 타깃 지역 사업개발을 전담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 체계를 마련했다.

 사장 이하는 상무, 전무 등 기존 직위체계를 폐지하고 직무가치 기반 임원인사 체계를 도입했다. 모든 임원 인사는 통상적인 직위가 아닌 각자 맡고 있는 업무 보직을 기초로 이뤄졌다. SK그룹은 수행 업무와 기여도 등 직무가치를 보상과 처우에 직접 연계했다.

 기존 사업 내실화를 위해 그룹 사장단 인사는 소폭에 머물렀다. 지난해 초 사장단 인사가 대규모로 시행된 만큼 조직과 임원 변경을 최소화했다.

 사장급 인사로는 문종훈 SK네트웍스 워커힐 사장이 SK M&C 사장으로, 김세대 SK네트웍스 프레스티지마케팅컴퍼니 사장이 워커힐 사장으로 이동했다. 이문석 SK케미칼 그린케미컬비즈(Green Chemicals Biz) 대표, 이종성 SK텔레시스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비통신 사업 강화=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은 상반기 인수 예정인 하이닉스와 시너지를 높이고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는데 맞춰 조직을 개편했다. 지난해 가을 SK플래닛 분사 때 한차례 조직을 개편했었기에 변동 폭은 크지 않았다.

 SK텔레콤은 사업개발실을 CEO 직속 사업개발부문으로 확대하고 산하에 반도체사업과 글로벌사업 기획을 각각 담당하는 SC사업기획실과 G&G추진실을 신설했다. 박정호 사업개발부문장이 두 조직 실장을 겸임한다.

 자회사 SK플래닛은 서비스플랫폼과 뉴미디어사업 등 2개 부문(BU)체제를 오픈소셜BU, 앱사업단, 커머스사업단, NM(New Media)사업단으로 재편했다. 이주식 서비스플랫폼BU장이 오픈소셜BU장으로 선임됐다. 이 BU장은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를 겸임한다.

 모바일 중심인 오픈소셜BU에 SK커뮤니케이션즈의 기존 인터넷 비즈니스 역량을 더해 글로벌 플랫폼 성장을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IT서비스 발굴=IT서비스 계열사 SK C&C는 △4+2 프레임 혁신 가속화 △성장조직 강화 △기존사업 자율·책임경영 정착 △전략 실행속도 향상 등에 초점을 두고 조직을 개편했다.

 SK C&C는 글로벌·신성장 사업 강화와 더불어 비 IT영역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성장기획본부를 신설했다. 미국·중국 등 주요 해외 법인과 투자회사를 CEO 직속조직으로 재편했다. 아제르바이잔, 싱가포르, 콜롬비아 등에 해외지사를 설립해 글로벌 사업 실행력을 강화했다.

 IT서비스 사업 조직은 새로운 가치 창출과 사업·수익 구조 혁신을 위해 영업과 사업조직을 통합, ‘사업부제’ 형태로 정비했다. 기존 마케팅부문과 시스템통합(SI) 사업부문은 공공금융사업부문과 서비스제조사업부문으로 통합 재편됐다.

 아웃소싱(OS) 조직과 기능은 이종사업 영역과 유기적 결합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시스템사업부문으로 바뀌었다. 산하에 인프라사업개발본부를 신설해 산업별 특화 인프라 서비스 개발 방식으로 외부 사업을 적극 확대키로 했다.

 기존 경영지원부문과 기업문화부문을 통합한 코포레이트센터(Corporate Center)도 신설됐다. 문화혁신을 통해 자율적인 성과목표 향상과 상생 및 행복 나눔을 통한 사회 기여 확산이 목표다.

 ◇에너지사업 글로벌 현장 경영 확대=에너지 부문도 글로벌 현장 경영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조직개편과 인사가 이뤄졌다. 지난주 SK그룹이 올해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밝힌 대로다. SK그룹은 올해 자원개발 분야에 지난해 1조3000억원보다 8000억원 늘어난 2조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계열사별로는 SK이노베이션이 강승일 현장경영실장, 이은호 E&P기획실장, 이명환 탐사실장, 홍주한 신성장사업개발실장 등 글로벌 성장 부문 임원을 새롭게 선임, 해외 사업 역량을 강화했다. SK에너지는 김형건 트레이딩사업본부장과 신인철 글로벌사업실장을 승진 발령했다.

 SK종합화학은 중국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민완규 중국본부장을 승진시키고 이성철 사업개발실장과 김재민 트레이딩사업부장을 신규 임원으로 발탁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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