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게이트가 지난해 삼성전자 HDD사업을 인수한 효과가 아직까지 크게 실적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전자는 관련 사업 매각 대금 유입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게이트는 9일 2012년 2분기(2011년 10~12월)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이 31억~32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 HDD 사업 인수로 수익률이 당초 예상보다 하락한 30.5%로 집계했으나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달 20일 최종 완료된 삼성전자 HDD 자산 매각 규모는 총 13억7500만달러로 이중 절반은 시게이트 지분(9.6%)로 교환했으며 나머지 절반은 현금 6억8750만달러로 지불키로 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지난 분기동안 시게이트가 판매한 HDD는 총 4700만개로 이중 70만개는 삼성전자 제품으로 나타났다. 인수가 지난해 12월 19일에야 완료돼 전체 판매량 중 삼성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에 불과했다. 시게이트는 지난 분기 HDD 판매량은 5100만개로 이번 분기에 약 7.84% 가량 감소했으나 대부분 IT 수요 감소에 따른 것으로 태국 홍수 사태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시게이트가 삼성전자 HDD 사업 인수를 통한 이익이 아직까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반면 삼성전자는 매각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011년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HDD 사업 부문을 매각한 대금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업계는 시게이트가 삼성 HDD 사업 인수로 단기적으로 큰 이득은 없지만 장기적으로 이득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시게이트가 삼성전자 HDD 사업 인수를 위한 대금 지불로 지난 분기 수익률이 낮아졌지만 일회성에 그칠 것이며 향후 삼성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기업용 스토리지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등 사업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특히, 삼성이라는 잠재적 거대 경쟁사가 HDD 시장 경쟁에서 배제돼 선두자리를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