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 <1>`체인지(體認知 · Change)`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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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부터 유영만의 ‘體認知’ 칼럼을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편집자 주>

 

‘體認知(Change)’ 철학은 영어 ‘change’를 발음하면 ‘체인지’로 읽힌다는 점에 착안한 새로운 변화 지향적 지식관이다. 진정한 의미의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몸(體)이 동반된 ‘고통’ 체험이 필요하다. ‘고통’을 체험하는 가운데 지적 ‘고뇌’의 작용으로 새로운 깨달음이 인식(認識)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마지막 순간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정리된 결과가 곧 지식(知識)이 된다. 이런 사실을 강조한 변화 메타포가 체인지 철학이다.

 체인지는 고통체험이 생략된 채 머리로 고민만하고 구체적인 삶의 현장을 매개로 결연한 실천을 전개하지 않는 창백한 교실학습의 폐단을 지적한다. 나의 지식을 내 몸이 직접 움직여서 내가 고민·고뇌·고통체험한 결과 창조해내는 지식만이 나의 사고방식과 행동, 내가 몸담고 있는 삶의 현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지식이라고 강조한다. 지식에 나의 고통체험이 녹아들어 있고 체험적 소산의 결과에 대한 나의 해석과 의미체계, 그리고 나의 열망과 열정이 나의 육성으로 가미될 때 강력한 생명의 메시지로 울려 퍼진다. 체인지 철학은 결국 디지털 시대의 만개와 함께 한 없이 가벼워지고 빨라진 지식담론에 무게와 여유, 그리고 느림의 철학을 반영한다.

 이제 발 빠른 기교와 재치로 도처에 산재한 단편적 지식을 긁어모으고, 그것을 짜깁기해 겉으로 보기엔 좋지만 근원적 의미심장함이 증발된 표피적 지식을 대량 양산하는 노력을 과감하게 포기해야 할 때다. 대신 기존 정보와 남의 지식을 나의 문제 상황에 적용하고 체험하면서 보고 느끼고 깨달은 지적 고뇌와 몸이 따르는 고통체험을 나의 비판적 문제의식과 성찰적 판단, 그리고 결연한 결행경험을 모두 쏟아 부어서 통합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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