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버라이즌도 조사…케이블업체와 주파수 거래 관련

 미 법무부가 케이블업체로부터 유휴 주파수를 사들인 시장 1위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규제당국의 제지로 AT&T의 T모바일USA 인수가 불발로 끝난 직후라 경과에 관심이 쏠렸다.

 블룸버그는 21일 미 법무부가 버라이즌과 케이블업체 간 맺은 주파수 거래 계약이 무선과 케이블산업의 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나 탤러모나 법무부 대변인은 반독점 부서에서 이 문제를 조사 중이라고만 밝혔다.

 버라이즌은 지난 2일 컴캐스트 등 케이블업체와 36억달러(약 4조1500억원)에 무선 주파수를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최대 케이블 방송사업자인 컴캐스트는 23억달러, 타임워너케이블은 11억달러, 브라이트 하우스 네트웍스는 1억8900만달러를 각각 버라이즌으로부터 받게 된다. 이어 버라이즌은 지난 16일에도 콕스 커뮤니케이션스에 3억1500만달러를 주고 주파수를 매입했다.

 버라이즌은 4세대(G) 이통서비스 롱텀에벌루션(LTE)이 확대되면 이용자들의 데이터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해 주파수가 부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T&T가 T모바일USA를 인수하려했던 것도 같은 이유다.

 마크 쿠퍼 전미소비자연맹(CFA) 연구책임자는 “이 계약은 모든 면에서 시장경쟁을 약화시킨다”며 “케이블업체들이 더 이상 무선 분야에서 스스로 노력하지 않겠다는 것뿐 아니라 이동통신시장의 질서도 파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제프 실바 메들리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선임 정책이사는 “케이블기업들은 더 이상 이통시장에서 중요한 경쟁자가 되지 않는다”면서 “스스로를 위한 선택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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