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스퀘어드` 자금 위기…미 초고속인터넷 보급 정책 암초

 2012년까지 미국 전역에 초고속인터넷을 보급하겠다던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핵심 IT정책이 암초에 부딪혔다. 주요 사업자중 하나인 라이트 스퀘어드가 자금 위기로 프로젝트를 중도하차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20일 외신들은 라이트 스퀘어드가 지난 9개월간 4억2700만달러(약 5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소유주 필립 팔콘 회장의 자금줄이 말라 심각한 현금 유동성 위기마저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증권가 분석가들은 이 같은 자금 위기가 ‘지속적으로 염려할 만한 상황’이라며 긴급한 자금 수혈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라이트 스퀘어드는 오바마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140억달러(약 15조원) 규모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구축 사업 중 핵심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4G 이동통신인 LTE의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인공위성을 활용해 2015년까지 미 전역에 통신망을 구축하기로 돼 있다. 라이트 스퀘어드가 네트워크를 깔게 되면 이를 인터넷 사업자에게 도매 판매해 4G 전국망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이 사업에는 라이트 스퀘어드 자체 자금뿐만 아니라 미 정부의 정책 자금 상당수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 회사 재정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헤지펀드 캐피털 파트너스는 2012년 2분기를 기점으로 50억달러 규모의 회사자금이 완전히 바닥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측 담당자 역시 “자금을 충분히 유치하고 회전할 만한 여력이 안 된다”고 인정했다.

 라이트 스퀘어드의 소유주 필립 팔콘 회장은 대내외에 정부 지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최근 라이트 스퀘어드가 구축하고 있는 4G망과 GPS간 전파 교섭 장애 때문에 GPS 사업자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어 사업 추진에 발목이 잡혔다. 이 회사는 인공위성을 만들기 위해 이미 4000만달러를 썼다.

 라이트 스퀘어드는 자금 확보를 위해 재빠르게 수정 계획을 내놓았다. 당초 사용하려했던 4G망 주파수 대신 다른 대역을 확보했다는 것과 이들을 테스트한 뒤 수개월 안에 새로운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반면 전문가들과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발표를 크게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다. GPS업계 한 관계자는 “예산도 제대로 확보해놓지 않고 사업을 진행하는데 어떻게 믿겠느냐”고 반문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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