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제표준화, 국내 기업간 공조 절실

 기술 표준화는 각종 기기나 부품, 서비스에 꼭 필요하다. 표준 기술이 없으면 제각기 따로 놀아 사용자는 불편하고 비용이 더 든다. 기업도 사업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시장 파이도 작아진다.

 그런데 표준화 과정이 그디자 순탄하지 않다. 독점적인 특허권을 비롯해 기업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국제 표준에서 밀리면 아예 사업을 접을 수도 있다. 자사 기술의 표준 채택에 필사적인 이유다. 과거 일본 도시바와 소니가 벌였던 VCR 표준 전쟁이 좋은 사례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이 어제 스마트그리드, 전기차, 스마트미디어 등 8대 국가전략산업의 표준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이 국내 기술의 국제표준화를 위해 만들었다. 기표원은 정부 간 협력보다 기업 간 협력을 유도하겠다는 밝혔다. 바람직한 방향이다.

 기술 융합이 가속화하면서 동종뿐만 아니라 이종 업체와의 표준화 협력이 불가피하다. 8대 전략산업이 다 그렇다. 이해 당사자가 많아지니 그 조정이 더욱 복잡하고 힘들어진다. 정부가 일일이 조정할 수도 없다. 국내 기업 간 협력만이 길이다. 다행히 전략산업은 아직 초기다. 이해관계가 덜 충돌한다. 협력 여지가 많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전자기업인 삼성과 LG의 역할이 중요하다. 양사는 최근 3DTV, 스마트가전 표준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소니·도시바 경쟁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양사는 사실상 세계 전자 시장을 장악했다. 경쟁보다 협력이 양사 모두 더 크고 좋은 기회를 만든다. 두 회사가 협력해야 통신, 전력, 자동차사의 협력도 원활해진다. 기표원의 표준화 로드맵이 글로벌기업과의 협력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 간 공조의 구심점으로 작용하길 바란다. 국내기업간 공조 없는 국제 표준화는 쉽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실익도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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