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소유가 아니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공중전화다. 우리나라에서 공중전화가 처음 개통된 것은 1902년이다. 그러나 현재처럼 길거리 공중전화가 아닌 전화소라는 곳에서 이용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길거리 공중전화는 1962년에 설치된 공중전화다. 빨간 네모 상자 모양의 본체 앞에 다이얼식 번호판이 붙어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공중전화기였다. 공중전화하면 빨간 이미지로 떠오르는 우리의 기억속에 강하게 남아있는 공중전화다.
이후 공중전화는 많은 변화를 거쳐 겉모양 뿐만 아니라 동전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사용까지 가능한 현재 형태로 변모했다. 이용요금도 처음 길거리 공중전화가 나타날 당시 3분 한통화(1도수)에 5원에서 현재 70원으로 뛰었다.
당시 대부분 가정에 전화가 없어 공중전화는 서민의 중요한 소통수단이었다. 부모와 자식, 연인의 애틋함을 이어주는 소중한 연결고리였다. 지금도 빨간색 공중전화는 70~80년대 배경 영화에 등장해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중요한 소품이다.
공중전화는 휴대폰 보급으로 급감했다. 1인 1휴대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공중전화 사용량이 줄고 공중전화 박스는 거리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10년전만 하더라고 전국에 56만대 가량이었던 공중전화는 현재 10만대 가량으로 줄었다.
중요도가 낮아지자 소비자물가지수 품목에서 공중전화이용료가 제외됐다. 공중전화료가 소비자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제 공중전화는 시대의 변화와 함께 뒷무대로 퇴장하는 듯 하다.
중요도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공중전화는 위급할 때 필요한 비상수단으로 역할을 묵묵히 수행중이다. 3월 일본에 대지진이 났을 때에도 다른 통신망은 단절됐지만 공중전화는 응급 통신수단으로 사용됐다. 모든 것이 빨라지고 편해지는 디지털시대에 좀 느리고 불편하지만 감성을 자극하는 아날로그 공중전화가 재조명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