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한국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기회의 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페인 시장을 얻으면 과거 식민 지배를 받았던 남미와 아프리카 대륙의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박성기 KOTRA 마드리드 무역관장은 유럽에서 5위권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스페인 시장의 발전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스페인은 EU차원의 온실가스 절감 정책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스페인은 이베리아 반도의 지리적 특성상 태양에너지와 해상풍력에 강점이 있다. 스페인 정부는 최근 몇년간 이 분야의 시설설비와 투자를 대폭 강화했다.
박 관장은 신재생에너지 등 스페인 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한국기업 경제자문과 최신동향, 산업트렌드를 꼼꼼히 챙기고 있다.
박 관장은 “스페인은 우리나라와 국가 경제력 면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많다”면서 “오래전부터 전략적으로 태양광과 풍력산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관련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 관장은 “스페인은 자국내 생산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다시 말해 제조 및 생산시설을 개도국으로 넘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기업들이 스페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중국산보다 품질이 높고 유럽산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관장은 충고도 했다.
“광주의 경우 정보가전과 광산업이 집적화돼 있습니다. 기술과 품질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스페인 시장을 공략할 수 있습니다. 현지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구축와 관련 ‘네트워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성공확률이 달라질 것입니다.”
지난 85년 KOTRA에 입사한 박 관장은 ‘라틴계 베테랑’으로 통한다. 14년 이상을 칠레 등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만 근무했다. 라틴계의 역사, 문화, 사회적 배경 등을 현지인 수준으로 이해하다 보니 누구보다 라틴계의 현황을 정확히 살피고 있다.
박 관장은 “스페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히 가격 경쟁력만으로 승부하다 보면 낭패보기 쉽다”며 “바이어를 만나기에 앞서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 정서적인 면을 살피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드리드(스페인)=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