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부터 문제가 정말 심각해진다.”
20년간 용산 전자상가에서 외장하드와 하드디스크를 판매해온 김태윤 뉴코리아테크 대표는 지금 당장보다 다음달부터가 진짜 문제라고 했다. 돈을 주고도 HDD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친다는 것이다. 지금은 업체들이 재고로 버티고 있으나 이달 말이면 재고가 바닥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지금도 상황이 괜찮은 편은 아니다. HDD 가격이 세 배 가까이 뛰었다. 500GB 제품이 4만5000원에서 12만~13만원대로 올랐다. 1TB 제품은 6만7000원 하던 것이 18만원이나 한다. 가격이 오르자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
태국 사태 직전에 이미 경기침체로 올 봄보다 60% 이상 판매가 줄었는데 사태 이후 여기서 50%가 더 빠졌다. 김 대표는 “최근 2~3일은 평소 판매량의 10%로 줄었다”면서 “평소 50~60개는 팔았는데 요새는 10개도 못 판다”고 말했다.
가격 혼란 주범은 유통이다. 수입사-서브딜러-소매상으로 나뉜 유통 체인에서 수입사와 서브딜러가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는 게 실제 판매상들의 이야기다. 최근에는 PC 부품업체들까지 사재기에 합류했다. 김 대표는 “사재기 업체 가운데 현금이 급한 업체들이 ‘물건이 있으니 사겠느냐’는 전화를 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삼성이 수출한 HDD가 역수입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는 “12월이 되면 개인들은 어렵고 삼성이나 LG와 같은 대기업만 HDD를 구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대기업도 가격이 오르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HDD 1TB와 SSD 64GB가 17만원대로 비슷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조립 PC업체들이 이를 권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SSD 대중화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