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유료TV 시장 진출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구글이 유료TV 시장에 진출한다면 케이블과 위성으로 대변되는 유료TV 시장에 큰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4일(현지 시각) 구글이 전통적인 의미의 유료TV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케이블사업자나 위성방송사업자처럼 프로그램 및 콘텐츠 제공업체(PP)로 부터 방송 프로그램을 공급받아 유선 가입자들에게 제공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구글은 타임워너, 월트 디즈니,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 등과 비디오를 공급받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하지만 아직 비디오 판권에 관한 최종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구글은 지난 9월 케이블TV 업계 임원을 스카웃하는 등 TV 시장에 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구글이 현재 캔자스시티에 시험 구축한 기가(Gbps)급 광통신망을 활용해 유료TV 서비스를 시험 제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했다. 구글은 지난해 2월 미국의 주요 지역에 기가급 광통신망을 가설하는 ‘구글 파이버’ 구축 계획을 발표했으며, 캔자스시티에 시험 구축한 상태다. 지난달에는 유럽에서 초고속 광통신망을 구축해 서비스 런칭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구글의 유료TV 시장 진출이 성사된다면 구글 초고속 광통신망인 ‘구글 파이버’를 통해 제공될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구글은 유료TV, 인터넷 전화, 기가급 초고속 인터넷 을 함께 제공하는 ‘트리플 플레이(Triple Play)’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글이 유료TV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 한편에선 기존의 케이블 TV사업자인 컴캐스트 등과 경쟁하고, 다른 한편에선 아마존닷컴, 애플과도 유료 스트리밍 비디오 시장을 놓고 한판 경쟁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구글의 유료TV 시장 진출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구글은 방송프로그램 사업자와의 협상에서 한번 퇴짜를 맞은 경험이 있다. ‘벤처비트’에 따르면 작년 구글은 구글TV를 통해 방송 프로그램을 직접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방송프로그램 사업자와 협의했으나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 못했다. 이런 실패를 딛고 구글의 TV시장 진출 전략이 시도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구글이 TV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은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TV광고와 유료TV 시장은 월 15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은 인터넷 시장에선 엄청난 규모의 광고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으나, TV 시장에선 직접적인 수입이 전혀 없다. 결국 구글은 유료TV 시장 진출은 막대한 TV 광고 및 유료 가입자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구글이 ‘구글TV’라는 플랫폼을 내놓고 최근에 100개의 무료 및 광고지원 방식 유튜브 채널을 새로 오픈 한 것도 바로 TV 시장에 대한 끊임없는 구애의 일환인 셈이다.
구글의 유료TV 시장 진출과 함께 애플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애플은 ‘애플TV’를 새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최근 한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광고 방식 TV서비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광고 지원 방식으로 서비스한다면 기존에 이이튠즈를 통해 방송 프로그램을 유료 판매하던 방식에서 탈피하는 셈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