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의 태블릿PC 사업도 재개될 가능성이 보인다.
27일(현지시각) HP는 PC사업부 존속 결정을 내리면서 웹OS 사업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메그 휘트먼 HP 신임 CEO는 윈도8을 사용하는 태블릿PC에 대해서 거론했다. 이 경우 HP 태블릿PC 사업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운명이 뒤바뀌게 된다.
메그 휘트먼 HP CEO는 “PC사업부 분사 비용과 리스크가 분사로 얻는 가치보다 더 크다”며 PC사업부 존속 결정을 내렸지만 이 결정에 웹OS 사업이 포함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관점에서 웹OS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애널리스트들과의 콘퍼런스 콜은 메그 휘트먼 CEO, 톰 브래들리 PC사업부 수석 부사장이 참석했는데 톰 브래들리 수석부사장은 “웹OS에 대한 HP의 생각은 (지난 9월 해임된 레오 아포테커 이후) 변한 바 없다”면서도 “HP는 윈도8 기반 태블릿PC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되풀이해서 말했다.
HP가 컴팩을 인수한 이후 MS-인텔-HP는 막강한 동맹 관계를 유지해 왔다. 따라서 HP가 MS 플랫폼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경우 HP 태블릿PC 사업 내부에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운명이 바뀌게 된다.
레오 아포테커 전임 CEO는 팜으로부터 인수한 웹OS 소프트웨어는 남기고 다만 태블릿PC 단말기 제조에서만 손을 떼는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팜의 모바일 운용체계인 웹OS는 라이선스 등 비즈니스 가능성을 열어두고 단말기만 단종하는 것이었다. 덕분에 HP 터치패드 태블릿PC는 고별 세일에서 단 99달러에 판매됨으로써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메그 휘트먼 CEO와 토드 브래들리 수석 부사장은 “내년 HP가 발표할 태블릿PC들은 (웹OS 플랫폼이 아닌) 윈도8을 중심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태블릿PC 제조 판매를 재개하되, 전임 CEO가 살려두었던 웹OS 플랫폼의 생사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HP의 두 임원은 “웹OS가 완전해지려면 다음 단계가 남아 있다”고 말하며 “팜 CEO로 HP에서 근무하고 있는 존 루빈스타인, HP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캐시 레스잭, 토드 브래들리 수석부사장, 메그 휘트먼 CEO가 태블릿PC 사업에 대해 올바른 결정을 최대한 빨리 내리기 위해 대단히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HP가 실적 보고를 하는 11월 21일까지 태블릿PC 사업 향방에 대한 결론은 발표되지 않을 예정이다. 그러나 일단 HP는 태블릿PC 사업을 재개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메그 휘트먼 CEO가 IT의 소비자화에 대해서도 지적했기 때문이다.
메그 휘트먼은 “업무 환경에 모바일 단말기들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며 HP가 소비자와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둘 다 만족시킬 수 있는 이동형 컴퓨팅 단말기(Ultraportables)를 출시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즉 “HP에게 태블릿PC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HP 내의 웹OS 사업에 대해 장기적 관점에서 향후 몇 달간 검토,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트너의 마크 파비 부사장은 HP의 결정 번복이 놀랍지 않다며 “PC사업부는 저수익 사업이긴 해도 HP가 공급업체들, 소비자들과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HP의 많은 기업 고객들은 HP에게서 클라이언트 컴퓨팅 단말기도 구매하고 있다. HP가 PC 사업을 포기할 때 기업 고객들과의 관계도 일부 잠식된다는 설명이다.
마크 파비 가트너 부사장은 “전임 CEO인 레오 아포테커는 HP의 전통적 하드웨어 사업을 별로 중시하지 않았고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사업에 관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메그 휘트먼은 (저수익 하드웨어 사업과 고수익 소프트웨어·서비스 사업 간에) 균형을 모색하고 있고 보다 실용주의적인 노선을 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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