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백색가전 업계 텃밭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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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과 일본의 대표적 가전 업체가 텃밭 쟁탈전을 벌인다.

 중국 하이얼은 일본 시장에서 산요 브랜드를 앞세워 저가품 위주를 벗어나 시장 확대에 나선다. 일본 샤프는 상하이에 해외 최초 사업본부를 신설,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공략한다.

 하이얼은 중국 최대 가전 업체다. 냉장고는 세계 1위, 세탁기도 2위다. 중국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하이얼이지만 유독 일본에선 맥을 못 춘다. 2010년 기준 매출은 21조원이 넘지만 일본에서 거둔 금액은 1500억원을 밑돈다. 일본 매출 비중이 1% 미만인 셈이다.

 일본 가전 업체가 내수 시장을 장악한 탓에 하이얼은 싸구려 취급을 받는다. 하이얼의 일본 시장 공략 카드는 ‘산요’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말 산요의 백색가전 부문을 샀다. 중국 기업이 일본 주요 제조업의 사업 부문을 인수한 첫 사례다.

 하이얼은 내년 초 산요 백색가전 브랜드 ‘아쿠아(AQUA)’를 쓴 백색가전을 일본에서 출시한다. 산요는 아쿠아 브랜드를 세탁기에만 썼지만 하이얼은 냉장고에도 붙인다. 저가 제품은 하이얼, 고가 제품은 아쿠아 브랜드로 가는 전략이다. 하이얼은 아쿠아 브랜드 백색가전으로 2011년 200∼300억엔의 매출 목표를 잡았다.

 샤프는 중국 백색가전 사업을 획기적으로 바꿨다. 해외에서 처음으로 상하이에 사업본부를 세웠다. 상하이 본부는 본사와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상품 개발에서 마케팅, 판매 등 모든 과정을 현지 사정에 맞게 결정한다.

 샤프의 중국 전략 핵심은 ‘다양한 상품’과 ‘건강’이다. 고가 제품은 자체 생산, 중저가 제품은 위탁 생산으로 양분해 2011년에는 올해보다 갑절 가까이 많은 84종의 백색가전을 중국시장에 내놓을 방침이다. 기능적으론 살균 및 탈취 효과가 증명된 ‘플라즈마클러스터이온’으로 경쟁사와 차별점을 강조한다.

 이 회사의 2010년 기준 중국 매출은 5169억엔(약 7조6780억원)이다. 3년 전에 비해 25% 이상 증가, 미국이나 유럽보다 높다. 스가노 노부유키 중국 본부장은 “중국 백색가전 매출을 매년 갑절 높이겠다”라며 “장기적으로 일본 내수 매출을 추월하겠다”고 밝혔다.

 샤프의 백색가전 사업 강화는 TV 사업의 부진이 배경이다. 샤프도 다른 일본 전자 업체와 마찬가지로 LCD TV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중국 시장에서 영상 및 통신 부문 영업이익률은 2.9%에 불과한 반면, 백색가전은 7.4%에 달한다.

 

 세계 냉장고·세탁기 시장 점유율(판매 대수 기준, 단위:%)

자료:유로모니터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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