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리스 카메라, 여심을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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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1 J1

 직장인 김보민씨(30·여)는 올 여름휴가에 앞서 미러리스 카메라를 서브 카메라로 장만했다. 카페 활동을 할 정도로 DSLR 카메라를 좋아하지만 여행 중 잃어버릴까 걱정됐고 오랫동안 들고 돌아다니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녀는 “사진도 만족스럽고 무게도 가벼워 여행하는 동안 매우 편리했다”고 말했다.

 주부 오영미씨(31·여)도 최근 미러리스 카메라를 구입했다. 혼수로 DSLR를 장만해 별다른 기술 없이도 아기를 예쁘게 촬영할 수 있어 좋았지만, 아이가 자란 뒤에는 빠른 움직임을 포착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이와 외출이라도 하는 날이면 기저귀 가방을 들기에도 벅찼다. 오씨는 “핸드백에도 들어가니 짐도 줄고 아이의 노는 모습을 빨리 포착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두 사람과 같은 이유로 미러리스 카메라를 구입하는 여성들이 크게 늘고 있다. 사진이 잘 나오면서도 가볍고 사용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카메라 업체들도 여성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9일 올림푸스한국에 따르면 자사 미러리스 카메라 브랜드 ‘PEN’을 구입한 사람 10명 중 6명은 여성이었다. 소니 NEX C3 역시 여성 구매 비율이 60%에 달한다. 올림푸스 관계자는 “과거 IT기기에서 여성 구매비율이 높은 것은 생각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DSLR와 비교하면 더욱 분명해진다. 2008년 DSLR 여성 구매비율은 니콘이 26.3%, 캐논이 32%였다.

 카메라 업체들은 디자인의 틀을 깨거나 기능을 쉽게 만들어 새로운 수요층으로 떠오른 여심 잡기에 나섰다.

 니콘은 지난달 21일 첫 미러리스 카메라 ‘니콘1 J1’을 공개하며 몸체와 렌즈가 모두 핑크색인 제품을 선보였다. 몸체와 함께 렌즈까지 컬러 제품을 출시한 것은 보기 드문 일이었다. 검정 일색인 DSLR를 만들던 니콘이어서 놀라움이 컸다.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동 본사 딜라이트숍에 ‘NX200 스페셜 에디션’을 전시하고 있다. 지난달 NX200 공식 출시 당시에는 공개하지 않은 모델이다. 세계적 여성용 액세서리 업체인 스와로브스키와 협력한 이 제품은 케이스에 200개 크리스털이 박혀 있다.

 소니 알파 NEX-C3는 어려운 사진 용어 대신 ‘배경 흐림’ ‘밝기’ ‘색상’ 등 쉽고 직관적인 단어를 사용해 쓰기 편하다. ‘컬러 추출’ ‘토이 카메라’ ‘소프트 스킨’ 등 다양한 사진효과 모드도 여성들이 선호하는 기능. 올림푸스 PEN E-PL1은 ‘라이브가이드(Live Guide)’ 기능을 통해 입문자도 미러리스 카메라 세부 기능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카메라 업체 관계자는 “예전에는 고성능 카메라를 얼리어답터를 중심으로 한 남성들이 주로 구매했다”면서 “쉽고 가벼우면서도 화질이 좋은 카메라가 속속 등장하면서 여성 구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런 경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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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NEX C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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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NX200 스페셜 에디션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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