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기업- MS 협력의 중요성 강조
정보기술(IT) 분야 최고의 구루(Guru·스승)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명예이사장은 23일(미국시각) “한국 정부와 대기업은 혁신적인 중소 소프트웨어기업과 젊은 엔지니어가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게이츠 명예이사장은 이날 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과 시애틀 웨스틴호텔에서 조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SW)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묻는 이 대통령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대통령은 “선·후진국 뿐만 아니라 산업 생태계에서도 공생발전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SW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게이츠 명예이사장은 이에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브로드밴드를 갖추고 통신에서 전자까지 혁신적인 기업이 많다. SW 분야에서도 중소기업 창의력과 잠재력이 대단히 뛰어나고 엔지니어와 대학생 인재가 많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다만 불행히도 이들 중소기업과 젊은 인재가 글로벌한 시장에 나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들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생태계가 있어야 한다”라며 이 대통령을 위시한 대한민국 정부와 대기업이 IT 분야 공생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유능한 기술인력이 많아 예로부터 신기술을 개발하고 테스트베드도 되었다”면서 “게이츠 명예이사장 지적처럼 우리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제대로 마케팅하고 발전시키지 못한 만큼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 이를 잘 성찰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게이츠 명예이사장이 MS의 공식 경영자는 아니지만 IT 분야에서 앞으로 다가올 가장 큰 사건은 무엇이라고 보는가”라고 묻자, 게이츠 명예이사장은 “공교롭게도 오늘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과 스티브 발머 MS 회장이 만나는데 내 입장에서는 ‘윈도8’ 출시가 제일 큰 일이라고 본다”며 크게 웃으며 답했다.
게이츠 명예이사장은 이 대통령에게 한국 IT기업과 MS와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연이어 강조했다. 그는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개발하는데 반해 MS는 삼성과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태블릿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은 MS의 제일 중요한 파트너”라면서 한국의 뛰어난 IT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과 게이츠 회장의 시애틀 회동은 지난 20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차 미국을 방문한 이 대통령이 귀국길에 게이츠 회장과 현지 교민을 만나기 위해 시애틀을 경유하면서 이뤄졌다.
시애틀(미국)=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