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리더]이재현 DA인포메이션 대표(동아제약 CIO)

Photo Image

 국내 제약업계 매출 1위를 지켜온 동아제약의 눈은 이제 세계 시장을 향하고 있다. 박카스, 가그린 등 국내 대표 제품에 이어 타깃을 해외시장으로 넓힌 자이데나 등 제품이 글로벌 히트 상품 대열에 오를 준비에 한창이다.

 세계화에 발맞춰 올해 동아제약의 IT 전략도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인프라 마련에 집중돼 있다. 생산 관리부터 모바일 영업까지 업무 효율을 높이면서도 엄격해지는 글로벌 규제는 물론이고 보안까지 강화할 수 있는 IT 전략 구체화에 나서고 있다.

 신시장 개척에 나선 동아제약의 IT 전략을 이끄는 이재현 DA인포메이션 대표는 올해를 ‘새 기반을 닦는 해’라 표현했다.

 이 대표는 1984년 동아제약에 입사해 전산실서 근무하다 1991년 DA인포메이션 분리 당시 함께 나온 이후 2006년 대표 자리에 올랐다. 지금까지 동아제약 IT 전략의 산증인이자, 지휘자 역할을 하면서 1등 제약 기업의 명성이 빛바래지 않도록 고군분투해 온 최고정보책임자(CIO)다.

 ◇낡은 PC 시절부터 지금까지 ‘제약IT’ 한 우물=이 대표는 동아제약에 입사해 전산실로 배정된 이후 20여년의 여정을 똑똑히 기억했다.

 1980년대에 IBM 메인 프레임을 쓰던 시절, 시스템의 24시간 가동이 어려워 아침에 출근해 시스템을 가동하고 퇴근할 때 끄던 시절이었다. 이 대표는 그때를 “야간에 작업을 해야 하면 야근 명령서를 받아 야근을 하고, 마땅한 개발 리소스도 적어 프로그램도 최대한 단순히 짰다”고 회고했다.

 이어 1999년 메인 프레임 장비를 모두 MS 윈도 기반 제품으로 일제히 다운사이징하면서 일대 변화를 시도했다. 모두가 CS 방식 개발을 고집할 때 일찍 웹 기반으로 모든 시스템을 전환하는 과감한 시도도 서슴지 않았다.

 이 대표는 “당시 대부분의 기업들이 CS로 개발을 추진하던 ‘인터넷’ 과도기였지만 우리는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웹을 고집했다”고 기억했다. 당시 개발된 시스템은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2000년대 마련된 자체 개발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도 10년 이상 동아제약의 업무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ERP 패키지를 도입하는 제약사들이 많지만 자체 개발 시스템을 고집하는 것은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함’을 위한 선택이다. 이 대표는 “패키지를 도입했을 때의 비용 효과를 추산해 봤을 때 사용자 만족도가 떨어지면서 변화 대응도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의약 도매상들과의 유통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웹 기반 재고 및 매출 공유를 가능하게 한 일도 ‘잊을 수 없는 프로젝트’로 떠올렸다. 이 대표는 “도매상에서 수시로 들어오는 주문을 기존 전화나 팩스가 아닌 인터넷으로 공유하게 되면서 도매상과 실무 담당자들의 협업 수준이 높아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000년대 초 이행됐던 인터넷 기반의 협업 업무 개선은 최근 들어 모바일 기기의 접목으로 다시 한번 전환점을 맞고 있다.

 ◇모바일 업무 확산해 영업 스피드 향상…글로벌 경쟁력 제고=동아제약은 이달부터 국내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태블릿PC 기반 모바일 업무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어 해외 사업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도 모바일 업무를 확산한다. 태블릿PC와 스마트폰으로 판매영업자동화(SFA)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이달 개발을 완료하고 영업력을 높였다.

 이 대표는 “제약업은 영업 활동이 핵심인데, 영업 결과 확인과 활동 계획의 가시화는 물론이고 현장에서 재고 파악부터 발주까지 완료할 수 있어 스마트 기기 기반 모바일 업무가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등 직원들이 원하는 기기를 선택해 사용하고 통신비를 지원키로 했다. 또 동아제약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용마로지스도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물류 업무를 적용하고 업무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어 올 하반기부터 동아제약 공장의 자동화 관리 수준을 글로벌 시장 진출에 맞춰 전면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측량부터 실험 및 연구관리 시스템, 또 공정관리 및 생산관리시스템(MES) 등 다양한 IT 인프라에 대한 새 전략을 마련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적용이 이뤄지게 된다.

 이 대표는 “해외 진출을 노리다 보니 국내 시장을 타깃으로 생산하면서 사람이 하던 일을 이제는 자동화하고 데이터의 정합성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제약은 이미 임상시험과 판권 계약 등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자이데나 등 제품을 필두로 자체 개발 글로벌 제품을 속속 내놓을 계획이다.

 ◇법 규제 대비…고객 정보 보안 체계 마련=최근 DA인포메이션의 가장 큰 고민은 사내 임직원 보안에 대한 신규 체계 마련이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대비해 문서관리부터 전사자원관리(ERP)에 이르기까지 정보가 담긴 시스템에 대한 보안 프로세스를 재정비하고 있다. 소비자 정보뿐 아니라 각종 거래 기업의 정보보안까지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특히 ‘관리적 보안’ 즉, 개인정보를 어떻게 보관하고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규제안이 쟁점이다. 새로운 규제안에 따른 보안 로드맵이 완성되면 암호화와 접근제어 등 IT 인프라 강화가 뒤따를 전망이다.

 이 대표는 “정보 보안에 지나치게 집중하면 업무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법적 규제에 맞춰 보안 수준의 적정선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역적인 암호화 등 다양한 기술적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개인 PC의 문서 생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모바일 기기에서의 보안 정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태블릿PC에서도 데이터는 볼 수 있지만 저장이 되지 않도록 적용돼 있으며 자신의 데이터만 확인할 수 있다. 이어 최근 연구소 등 업무에 데스크톱 가상화 등 기술 접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자체 기술력과 오랜 역사를 기반으로 IT를 더한다면 국내 제약 기업의 글로벌 시장 석권도 머지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Photo Image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