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은 여러 시행착오를 바로잡고 사업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한 시간이었습니다. 발전을 위한 성장통을 겪은 만큼 단단해졌습니다. 한양대 기술지주회사의 도약은 이제부터입니다.”
취임 3주년을 맞은 이성균 한양대 기술지주회사 대표는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대학 기술지주회사의 존재가치와 성공 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 때문이다.
한양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성공 벤처기업가로 활동하던 이 대표는 2008년 9월 한양대 기술지주회사 수장으로 취임했다. 한양대 기술지주회사 출범 후 국내 대학가에 기술지주회사 설립 붐이 일면서 기술지주회사는 대학의 새로운 발전모델로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서울대와 고려대 등 국내 유수 대학들이 잇달아 기술지주회사를 열고 거물급 CEO를 영입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대학 기술지주회사의 성공스토리는 금방 나오지 않았다.
“아이템을 발굴해 시장 테스트를 마치기까지 최소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이런 시간을 생각 못했습니다. 대학 기술과 기업이 원하는 기술의 차이도 컸습니다.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당초 계획보다 조금 늦어졌지만 기술지주회사의 성공 가능성은 여전히 높습니다.”
이 대표는 내년을 한양대 기술지주회사의 성공스토리가 본격화되는 해라고 밝혔다.
투자기간을 거친 6개 자회사에서 내년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다. 이중 1개 자회사는 업계 최초로 엑시트(Exit)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엑시트 규모는 100억원 상당으로 업계의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될 전망이다. 현재 6개인 자회사도 올 연말 9개, 내년 12개로 늘릴 계획이다. 오는 2015년 매출 2000억원을 올려 학교 재정에 100억원 이상 기여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기술지주회사협의회장이기도한 이 대표는 정부의 자금지원이 현재의 기술개발(R&D) 중심에서 사업화연계기술개발(R&BD)로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정부의 R&D 자금이 한 해에 수조원에 이르지만 실제 상용화로 이어지는 경우는 10% 수준에 불과하다”며 “현재의 R&D 자금을 우수한 대학 기술 상용화를 위해 설립된 기술지주회사로 돌리면 뚜렷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많은 벤처기업들이 그렇듯이 기술지주회사 자회사도 벤처캐피털 등 외부자금 유치가 힘들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수한 대학기술 활용과 이를 통한 재정 기여라는 명분이 분명한 만큼 기술지주회사 성공을 위한 대학과 정부의 지원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이 회사를 하나 만들어도 수익이 나기까지는 최소 5년이 걸린다”며 “한양대를 비롯한 대학 기술지주회사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곧 나올 테니 애정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