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통신 · 네트워크의 ECO 신기술

 정보기술(IT)이 단순 조력 산업이 아닌 시대 변화를 이끄는 성장 동력으로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시간 효율성 향상, 더 많은 기회 발견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얻게 됐다. 반면에 탄소 배출량, 전력 소모량 증가 등 환경 문제에 책임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네트워크와 통신 그리고 ‘에코(ECO)’라는 화두는 언뜻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과거 제조업이 항상 시한폭탄처럼 안고 있던 환경문제는 IT산업에서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콘텐츠딜리버리네트워크(CDN) 업체 씨디네트웍스에 따르면 세계 유무선 네트워크 트래픽은 2009년 이후 4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탄소 배출량도 약 33% 증가했다. 트래픽 폭발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 할 전망이다.

 통신 산업의 ‘에코’ 논의는 ‘네트워크 효율을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까’란 물음에서 출발한다. 효율이 늘어나면 투자비용과 에너지 소모량도 준다. 이 때문에 기업은 적극적으로 새로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기초분야, 장비와 구성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라=네트워크 산업 에코 기술은 ‘기초’와 ‘활용’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이 중 네크워크 장비 자체와 시스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분야는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기술이다.

 주니퍼 ‘큐페브릭(QFabric)’은 데이터 센터 복잡성을 줄일 수 있도록 내부 아키텍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큐페브릭은 ‘3-2-1’ 아키텍처로 레거시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통합하고 간소화한다. 큐페브릭으로 기존 3개 레이어를 하나로 통합해 네트워크 복잡성과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회사의 코어 라우터 ‘T6100’은 업계 최고 수준의 1.6Tbps 처리 성능을 단일 하프랙 섀시(기존 동급보다 150% 작은 사이즈로 설계)로 제공한다.

 다중 섀시 구축을 위해 설계된 T1600는 단일 표준 7피트 랙에서 최고 3.2Tbps 처리량으로 확장할 수 있어 경쟁사 대비 2배 이상 집적도를 제공한다. 또 전력 소모를 최소화해 경쟁 제품보다 전력 소모를 30% 줄였다. 냉각 요구도 30% 적어 운용을 최적화하고 총 소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광전송 분야에서도 에너지 효율을 높인 제품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알카텔 루슨트 ‘1870TTS’ 스위치는 급증하는 IP 트래픽을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최첨단 대용량 광 스위치다.

 비디오 트래픽을 포함한 IP 신호 전송에 필요한 뛰어난 유연성을 갖춘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며 망 운용을 간소화해 확장성 및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최신 실리콘 기술을 이용한 1870TTS는 단일 칩으로 모든 종류 트래픽을 초당 1Tb 속도로 전송할 수 있다.

 회사는 작년 6월 ‘차세대 코히어런트(next-generation coherent)’라는 광통신 기술을 활용해 단일 파장으로 초당 100Gb를 전송할 수 있는 상용 솔루션을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차세대 코히어런트 기술은 100G 광 통신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개념이다. 비디오 스트리밍, 웹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컴퓨팅, IPTV나 HDTV 서비스 등으로 급증하는 대역폭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개발됐다. 아울러 전송에 필요한 소모 전력 및 상면적, 네트워크 복잡성을 대폭 줄여준다.

 ◇떠오르는 분야, 네트워크를 활용한 에너지 관제 시스템=네트워크 기술과 인프라를 이용해 대규모 에너지 사용을 관리하는 기술은 네트워크 분야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각 기업 그리고 도시 네크워크 인프라가 IP 기반으로 묶이면서 이 같은 통합 관제가 가능해졌다.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업은 시스코다.

 시스코는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전력망으로 ‘스마트 그리드’가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 지난 2009년 일찌감치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네트워킹 분야 선두기업이었던 시스코는 IP 프로토콜과 이를 기반으로 한 첨단 네트워킹 솔루션이 스마트 그리드에 핵심 플랫폼이 될 것이란 확신에서 새로운 혁신에 나섰다.

 대표적인 기술이 시스코 ‘에너지와이즈(EnergyWise)’다. 사무실은 물론이고 가정 내에서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기기의 에너지 사용 실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해 준다. 또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일정 시간 이상 사용되지 않는 기기는 전원을 자동 차단해 주는 등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라우터, 스위치 등 기초적인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 상에서 운용이 이뤄지는 에너지와이즈는 핵심 네트워크 시스템이 차세대 전력망을 지원하기 위한 기본 플랫폼으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공공기관으로서는 최초로 용산구 신청사가 시스코 에너지와이즈 도입으로 친환경 실천에 나섰다.

 지난해 4월 신청사 준공과 함께 시스코의 네트워크 장비와 IP교환설비, 무선 엑세스포인트(AP)시스템을 도입한 용산구는 금년부터는 IP 전화기 1500여대에 에너지와이즈를 우선 채용해 상당량의 전력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