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미디어렙 영향은 과연 얼마나 될까. 우선, 미디어렙은 종합편성채널 도입을 통해 직접 영향을 받는 당사자는 수도권 지상파 방송사, 지역MBC 계열사 및 지역민영방송사, 종교방송사와 광고주다. 2차 영향은 케이블 채널사용사업자(PP), 케이블TV사업자(SO)와 광고를 통해 수익을 내는 신문사에 미친다. 결과적으로 전체 미디어 산업과 연관돼 있다. 미디어렙이 도입됐을 때 경우의 수를 나눠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다.
◇현재 상황=지난 2008년 11월 헌법재판소가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체제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2년 9개월이 흘렀다. 일단 지상파 방송사는 기존 KOBACO 체제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법의 공백 상태가 지속 되자 SBS가 SBS홀딩스 산하에 직접 미디어렙을 만들어 직접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MBC도 자사 미디어렙 진용을 갖춰가고 있다. 종합편성채널도 12월 1일 개국을 목표로 10월 즈음이면 직접 광고 영업을 시작할 태세다. 이미 대기업 홍보 담당자 접촉을 시작했다는 얘기가 속속 들린다.
◇1공영 1민영, MBC 공영, 종편 미디어렙 위탁=민주당과 언론노조, 시민사회단체의 요구안이다.
1공영은 현행 KOBACO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SBS만 독자 미디어렙을 만든다. 기존 중소·종교 방송사는 KOBACO나 SBS를 주축으로 한 미디어렙을 선택해 위탁한다. 종편도 마찬가지로 미디어렙에서 광고를 판매하고 분배를 받는다.
지금처럼 시청률이 높은 매체와 취약 매체 간 연계판매를 할 수 있다. 민영 미디어렙에서 수익성을 더 추구해 KBS·MBC·EBS의 광고 매출액은 줄어들고 SBS의 매출액은 30%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편성채널이 신문과 연계판매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신생 매체로서 광고를 수주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1공영 다민영, 종편 각자 영업=SBS와 MBC가 독자 미디어렙을 만들면서 기존 KOBACO 매출액이 급감한다. 공영 미디어렙에 위탁하는 KBS·EBS와 중소방송사의 수익이 줄어든다. 중소방송사들도 양쪽 미디어렙으로 나뉘어 위탁해서 배분을 받는다.
SBS·MBC가 주도하는 미디어렙에서 중소방송사와 연계판매를 할 수 있지만 수익 중심 회사라 중소 방송사들의 할당 몫을 지금보다 깎을 가능성이 있다. 종편이 신문의 영향력을 이용해 연계판매를 해서 기존 광고 시장 몫을 더 가져갈 수 있다.
◇경쟁 체제 도입 후 장단점=2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방송광고 활성화 및 스마트미디어시대 광고산업 육성전략 콘퍼런스’에서 안대천 인하대 교수는 “미디어렙 도입 후 광고 시장이 1000억원 규모로 확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쟁을 하면 광고 요금이 상승하고, 판매 체계도 지금 같은 패키지 판매가 아닌 다른 형태가 등장할 것이라는 이유다. 각 미디어렙이 영업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패키지 판매가 안 돼 중소·종교 방송사가 고사할 수 있다는 게 걱정이다. 방송의 다양성이 침해될 수 있다. 경쟁을 통해 광고 시장 규모를 키우는 데도 한계가 있다. 실제로 광고주들은 종편이 등장하자 광고비를 늘리는 대신 다른 매체에 집행하던 광고를 줄여서 올해 6월 이전 광고 시장이 위축되기도 했다.
◇광고주 입장=광고주는 민영 미디어렙을 다수 만들고, 종합편성채널도 각자 영업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다수가 광고를 받기 위해 경쟁하면 광고주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 광고 단가도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 6월 한국광고주협회는 “미디어렙 경쟁체제를 강화하고 종편 각자 영업을 허용해달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신문사·중소방송사가 가장 유탄 맞을 것=미디어렙은 방송광고 시장에 관한 체제지만 미디어렙 때문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건 직접 당사자인 방송사가 아니라 신문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헌표 광고주협회 본부장에 따르면 “광고주들은 경쟁체제가 강화된 광고 시장에서 기존 광고비보다 광고비를 늘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종편 채널에 대한 광고비를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에 대한 설문에 153개 광고주가 신문에서 72%, 개별PP에서 69%, 종합케이블TV 계열PP 44%, 지상파방송 27%의 광고를 줄여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답했다.
인터넷 포털, 모바일 광고 등 플랫폼에 대한 광고는 더 늘리는 추세다. 결국 방송 광고 시장을 키우기 위한 대책이 오히려 미디어 다양성을 위축 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전망이다. 중소·종교 방송 역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