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진, 국내 반도체장비 반사이익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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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진 이후 기계동향을 분석한 곽기호 연구원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반도체 장비·부품산업 월별 수출입 추이

 지난 3월 발생한 일본 지진이 국내 반도체장비 분야에서 반사이익이 없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기계연구원 정책연구실은 월간 정책분석지 ‘기계기술정책’ 8월호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대지진 이후 일본 기계산업 동향과 복구상황, 이에 따른 한국 기계산업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지진 이후 일본 기계산업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 보고서는 일본 내수 충당으로 부품 등 공급 사슬의 위험 요인이 늘어 우리나라 기계류 생산과 수출은 오히려 큰 차질을 빚었다고 분석했다.

 동일본 대지진의 직접적인 물적·인적 피해가 큰 6개현(이와테현, 미야기현, 후쿠시마현, 이바라키현, 도치기현, 지바현) 소재 기계산업은 일본 기계산업 총 생산액(2008년 기준)의 14.1%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진 직후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 지역은 제조업 가운데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 5월 이후 지진 발생 이전의 조업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국내 기계산업은 지진 발생 직후인 3월 수출이 일시적으로 늘었으나, 이후 반도체 제조장비와 공작기계 등의 주요 품목에서 생산과 수출에 차질이 발생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국내 기계산업의 대일 의존도가 높아 일본 내수가 늘어나자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지진 이후 국내 기계산업의 월별 수출규모는 3월 사상 최대인 4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으나, 4월 40억9000만달러, 5월 40억1000만달러 등 평월 수준으로 회귀했다.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됐던 건설기계 수출 실적 또한 3월의 일시적 상승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실적 개선 추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도체 장비 수출의 경우 3월 대일 부품 수입이 크게 줄어 이후 장비 수출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야기현에 소재한 도쿄일렉트론이 조기 생산 재개에 성공하면서 유동층 화학기상증착(CVD) 장비 등에 대한 국내 수혜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공작기계는 일본산 부품조달 차질에 따라 생산에 차질을 빚긴 했으나 수입선 다변화와 일부 국산대체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두산인프라코어는 일본의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정밀 베어링, 센서 등의 수입을 독일 등으로 다변화했다. 화천기계도 일본산 부품 비중이 20~30% 수준으로 생산 차질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 분석을 책임졌던 곽기호 연구원은 “대지진 이후에 보여준 일본 기계산업의 회복력은 놀랄만한 수준”이라며 “부품과 장비 부문의 R&D 투자 확대와 수입선 다변화, 기계 분야 일본 기업의 국내 유치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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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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