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변형 키보드 인터페이스` 특허 획득
손가락이 길거나 짧은 사람을 위해 스마트폰 가상 키보드의 키(key)가 저절로 위치를 변경한다면. 손가락이 두꺼운 사람을 위해 각 키 사이즈가 작아져 키 사이 간격이 넓어진다면. 이런 놀라운 기술이 실생활에 이용될 날도 머지않았다.
IBM이 최근 특허를 획득한 ‘변형(morphing) 터치스크린 키보드 인터페이스’가 이를 가능하게 해줄 전망이다. 아직까지 대부분 사용자는 물리적인 키보드 사용을 선호하고 가상 키보드는 모바일 장비에서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스크린의 가상 키보드는 물리적 키보드가 제공할 수 없는 잠재적인 융통성과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IBM 터치스크린 키보드 인터페이스는 바로 이런 점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됐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자동으로 키의 크기와 형태가 조절되고 사용자의 타이핑 스타일에 따라 입력키 위치가 조금 달라진다. 기존에도 액체 키보드(LiquidKeyboard)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멀티 터치 키보드처럼 터치 스크린 키보드의 장점을 극대화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이 기술과 제품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쿼티(QWERTY) 자판의 일관된 배치와 키 크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IBM은 키의 사이즈와 모양, 위치를 변경할 수 있는 색다른 시스템을 고안했다. 개개인의 신체, 예를 들면 손가락 크기나 움직임 범위에 키보드를 적합하게 맞추기 위한 것이다. 사용자는 우선 일련의 교정 작업을 수행한다. 이 후 시스템이 이 입력값에 기반을 두고 터치키보드 인터페이스를 생성한다. 초기 셋업 과정이 끝난 후에도 시스템은 키보드 사용 패턴을 계속 모니터한다. 키의 형태와 크기, 위치를 그때그때의 패턴에 맞춰 변화시키기 위해서다.
물론 A와 E키가 Q와 Z키와 위치를 바꾸는 것처럼 엄청나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미세한 변화를 통해 키 간 간격이 평상시보다 넓고 좁아진다. 그리고 사용 패턴에 따라 키의 크기와 위치가 조금씩 달라진다.
예시 그림을 보면 중간 키들이 다른 키들보다 약간 크고 위치도 올라간 것을 알 수 있다. 한 손만을 사용하더라도 중심에서 먼 키들을 쉽게 조작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키보드에 사람이 맞추는 게 아니라 키보드가 사람에 맞추는 기술인 것이다.
안호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