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에 거미가 집을 치면 비가 곧 그친다’ ‘노을빛이 붉고 선명하면 다음날 맑다’
날씨에 생활 전부를 걸었던 우리 조상들은 유난히 날씨 관련 ‘징후’를 후대에 많이 남겼다. 개중엔 과학적으로 딱 맞아떨어지는 것도 있지만, 허황된 것도 많다. 차라리 맞지 않아 해학으로 웃어 넘길 것도 수두룩하다. 설령 예측과 달라도 불안한 미래에 절망하기 보다는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졌던 것이다.
지옥을 향해 곤두박질치던 주가가 ‘언 발에 오줌누기’ 정도지만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일주일 이상 계속됐던 하락세가 멈추고, 여의도 증권가에도 오랫 만에 볕이 들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투자하고, 경험을 쌓아오다 보니 증권가에는 ‘관습’처럼 통하는 여러 징후들이 통용된다. 최근 시황과 관련해 가장 정확하게 맞아떨어진 것은 ‘주가폭락이 신문에 3일 연속 1면 톱을 장식하면 그때가 바닥’이라는 통설이다. 지난 5일, 8일, 9일자에 대부분 신문들이 주가 대폭락을 머릿기사로 다뤘고, 이어 10일 시장은 반등했다. 분석과 이론보다는 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주식시장이다 보니 징후가 오히려 더 정확할 때가 많다.
‘개미’라 불리는 투자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 버냉키 의장이 어떤 말을 하든, G7 재무장관들이 어떤 합의를 하든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것은 ‘프로들의 리그’ 안에서 분석되고, 요리될 뿐이다. 분위기와 감에 따라 팔고 사는 주문을 내고, 때론 엄청난 피해를 혼자 뒤집어 쓰기도 한다.
물론, 요즘 개미들도 많이 지능화, 과학화되긴 했다. 오히려 과학적 기법과 분석으로 기관이나 외국인들보다 더 많은 투자 수익을 보는 ‘슈퍼 개미’도 등장했다. 순전히 징후와 풍문에만 의존하는 개미는 많이 줄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언제 끝날지, 얼마나 깊은 수렁이 감춰져 있는지 그 누구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낙담과 절망을 이겨낼 해학이 필요하다. 증시엔 이런 말도 있다. ‘갓난아이를 업은 주부가 증시 객장을 찾는 날이 반드시 온다’는….
이진호 금융팀장 jho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