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동공단에 있는 디씨피(DCP·대표 홍영기)는 LCD 배향막 인쇄판 세계 2위 기업이다.
이 회사가 주력으로 하는 품목인 ‘LCD 배향막 인쇄판’은 세계에서 3개 기업만 생산한다. 한국에서는 디씨피가 유일하고 나머지 두 곳은 일본 기업이다. 지난해 세계 시장 규모는 약 500억원 정도였고 이 중 일본 고무라텍이 80% 이상, 디씨피가 10%를 점유해 2위를 차지했다.
27일 홍영기 대표는 “수년 안에 일본 업체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서겠다”면서 “이를 위해 최근 일본 LCD 업계에서 영향력이 큰 현지인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지난 30년을 LCD 배향막 인쇄판 연구개발에 전념해 온 이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다. LCD가 국내 처음 도입된 이듬해인 1984년 전자손목시계용 TN LCD 배향막 인쇄판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홍 대표는 “우리가 생산·판매하는 LCD 배향막 인쇄판은 LCD 패널 제작 때 사용하는 소모성 설비 부자재로 액정과 액정 사이 절연막(배향막)을 인쇄하는 역할을 하며, 옴스트롱(Å·1미터의 100억분의 1) 단위의 초박막 인쇄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일본 경쟁사와 달리 생산설비를 직접 제작하기 때문에 생산성 우위는 물론이고 고객 요구에 맞게 제품 개선과 연구개발이 용이하며, 품질의 가장 중요한 요건인 일관성(Uniformity)면에서도 경쟁사에 비해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디씨피 고객은 삼성전자·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대기업과 CPT·CMO·AUO 등 내로라하는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다. 고객 밀착형 영업 등에 힘입어 이미 상반기에 지난 한해 매출을 달성했다.
홍 대표는 “지난해 수출과 내수 비중이 5 대 5였지만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올 상반기에는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로 내수의 두 배를 넘었다”면서 “앞으로 개척 여지가 많은 중국과 대만 시장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디씨피는 최근 본사와 공장을 남동공단 인근으로 확장, 이전했다. 이를 계기로 5년 내 1000억원 이상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3년 후 코스닥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홍 대표는 “우리가 일본에서 특허를 갖고 있는 RFID와 유기EL, 태양전지(솔라셀) 등의 신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10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면서 “시장에 나오지 않은 신제품을 개발해 첨단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