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기업 지오메디칼(대표 박화성)이 일본과 동남아에서 불고 있는 한류열풍을 타고 거침없이 날고 있다. 해외 주문량이 늘면서 임직원들이 한여름 폭염도 잊은채 광학렌즈 생산라인을 분주히 돌리고 있다.
최근 방문한 지오메디칼 생산현장은 모자라는 일손으로 정신이 없어 보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00억원대 고지를 점령했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해 150억원대 매출은 거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사 주력제품은 컬러렌즈다.
사실 광주 광산업체 400여곳 가운데 매출 100억원 이상 업체는 지오메디칼을 포함해 단 22곳 뿐이다.
◇한류열풍 속 해외 매출 ‘쑥’=지오메디칼은 해외매출액이 전체매출의 절반을 넘어섰다. 내수시장에 신경쓰기 보다는 일본과 동남아 등 해외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한류열풍이 확산되면서 중국과 동남아에서 이 회사의 칼라렌즈는 유명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지난 2009년 300만달러 수출을 시작으로 지난해 500만달러 수출을 달성하면서 대통령상까지 수상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숍인숍 매장을 직영할 계획이다.
박화성 대표는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 보다는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면서 “칼라렌즈는 의료와 함께 패션이라는 영역과 융합되고 있다.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와 제품의 스토리텔링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량리콜 부도위기 ‘3전4기’=현재 승승장구하고 있는 지오메디칼이지만 성공을 일구기까지 그 이면에는 아프고 시린 과거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설립 후 제품결함과 대량리콜 등으로 세 차례나 부도 위기를 겪은 것이다.
박 대표는 이같은 위기상황을 ‘믿음과 신뢰경영’으로 이겨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3년 의료기기 제조업 허가를 받고 이듬해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지정되면서 탄탄대로를 걷던 지오메디칼은 2005년 염료렌즈 결함으로 대량리콜 사태를 겪으면서 밑바닥으로 추락했다. 소비자들의 항의와 환불 요구가 빗발쳤다.
‘믿음과 신뢰’라는 경영철학을 고수하던 박 대표는 일단 소비자를 대상으로 100% 환불하기로 마음먹었다. ‘기업이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회사는 끝없는 추락을 거듭했고, 박 대표는 급기야 자포자기 심정으로 한강 다리까지 찾았다고 했다.
◇ 출퇴근 시간 아껴 마케팅 집중=지오메디칼의 가장 큰 무기는 원재료 성형, 외면절삭, 연마, 제품검사 유통 등 모든 과정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공정에 있다.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다 보니 돌발상황이나 어떠한 변수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박 대표의 사택은 회사 3층이다. 출퇴근 시간을 줄여 마케팅과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박 대표는 “170여명의 직원들을 마케팅과 기획 등으로 철저히 분업화해서 운영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광신소재 기술연구소를 만들어 R&D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