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맥에 던진 토종 위협구 “붙을 만하다”
‘스마트원 AF315’는 삼성전자의 올인원PC 전략 제품이다. LCD와 베젤 간격을 11㎜로 줄이고 화면 두께도 19㎜로 미적 감각을 높였다. 모니터와 PC 본체를 합친 형태지만 모니터 각도는 한 손으로도 조절할 만큼 다루기 편하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무선 방식. 전원 케이블 하나면 책상 위에 거치적거릴 선은 아무 것도 없다.
매력적인 것은 HDTV 수신이나 예약 기능은 물론이고 3D 콘텐츠 감상 능력까지 더했다는 것이다. PC와 세컨드 3DTV를 한꺼번에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블루레이 타이틀을 곧바로 재생하거나 버튼 한 번으로 2D 콘텐츠를 3D로 볼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3D는 여느 올인원PC에는 없던 기능이다.
이 제품이 경쟁할 대상은 아마도 애플 아이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작년 기준으로 삼성전자(1만7000대)는 올인원PC 판매량에서 애플(2만1000대)을 바짝 뒤쫓는 모양새여서 여러모로 관심을 둘 만하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아이맥과 비교하며 스마트원 AF315를 분석해봤다.
◇검증 포인트
·아이맥과 스펙 비교
·기본 성능 점검과 3D 기능 활용도
·사용자 편의성 확인
◇디자인-도료 없는 친환경 디자인
일단 겉면은 고광택 하이글로시 처리를 해 고급스럽다. 본체와 모니터 테두리에 적용한 곡선은 지루함을 덜어준다. 흠잡을 것 없던 삼성전자 TV 디자인 트렌드가 그대로 녹아든 듯하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에 소재 자체로 색감을 표현하는 프리미엄 ToC 공법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도료를 뿌려 색감을 표현하지 않아 색이 고르고 친환경까지 고려한 셈이다. 도료는 독성이 강해 환경 호르몬 물질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본체를 둘러보면 전원을 빼고는 어디에도 조작 버튼이 없다. 전원 버튼 왼쪽을 손으로 ‘쓰윽’ 문지르면 감춰져 있던 밝기와 음량 조절용 소프트 터치 라이팅 버튼이 나타난다. 조명이 조금 어두운 곳에서 쓰면 시각적 효과도 그만이다.
함께 제공하는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도 제품 가치를 높여주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키보드는 노트북에서 주로 쓰는 독립형 자판, 아이솔레이션 방식을 적용해 오타가 적고 키를 눌러도 소음이 적다. 두께도 얇다. 쓰지 않을 때에는 본체 아래쪽 스탠드에 넣어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다. 한 곳에 정리한 입출력 단자도 깔끔하다.
아이맥은 어떨까. 디자인이라면 이쪽도 만만치 않다. 스마트원 AF315와 대비되는 화이트를 기본 색상으로 DVI?USB?사운드 등 각종 입출력 단자를 깔끔하게 모아뒀다. 전원 케이블을 제외한 키보드?마우스 등 주변기기를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은 스마트원 AF315와 별 차이 없다.
키보드도 독립형 자판인 아이솔레이션을 적용했는데 방향키 크기를 줄여 전체적인 모양새는 노트북에 더 가깝다. 마우스는 확실히 스마트원 AF3513와 차별화를 이뤘다. 멀티터치 기능을 접목해 제스처를 입력하면 다양한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
예컨대 화면을 확대하려면 마우스 위 손가락을 위로 문지르면 되고 웹브라우저에서 앞이나 뒤로 화면을 전환시킬 경우 두 손가락을 왼쪽?오른쪽으로 움직이면 된다. 디자인은 주관적일 수 있지만 입력장치는 아이맥이 더 편하다.
◇디자인 및 입력장치 비교
◇성능-튼실한 기본기…소음?발열량은 노트북 수준
올인원PC는 한 번 사면 업그레이드가 쉽지 않다. 처음 구입할 때 기본기가 탄탄해야 낭패가 없다.
스마트원 AF315는 CPU로 인텔 코어i5 2390T를 썼다. 코어는 2개, 클록은 2.7㎓ 중급 이상이다. 아이맥 역시 인텔 코어i5를 달았다. 하지만 스펙은 스마트원 AF315와 조금 다르다. 아이맥은 코어i5 2.5㎓가 최소 스펙이지만 쿼드코어고 데이터를 임시로 담아두는 캐시 용량도 스마트 AF315는 3MB지만 아이맥은 6MB다.
스펙만 보면 아이맥에 쓰인 CPU가 더 뛰어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TDP(Thermal Design Power?열 설계 전력)는 스마트원 AF315가 더 낮은 것을 볼 수 있다. 전기를 덜 쓰고 열도 덜 난다는 얘기다. 실제로 아이맥에 단 코어i5 TDP는 65W지만 스마트원 AF315는 절반 수준인 35W다. TDP가 낮을수록 발열량은 낮고 전기를 덜 먹는다. CPU만 따지면 스마트원 AF315가 더 조용하고 열이 적게 난다고 봐야 한다.
실제 성능은 어떨까. 퓨처마크 PC마크7로 CPU와 메모리, 동영상, 그래픽, 웹서핑 등 PC 성능을 수치로 살펴봤다. 벤치마크 테스트는 모두 5회 실시해 가장 높고 낮은 점수를 뺀 나머지 수치를 더해 평균 점수를 구했다.
스마트 AF315의 총점은 2337점. CPU와 메모리, 동영상, 그래픽, 웹서핑 수치를 종합한 결과다. 동영상 재생도 22.8프레임으로 요즘 자주 쓰는 H.264 코덱 풀HD 동영상을 감상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그래픽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다이렉트X 2D?3D 테스트 결과는 27.6프레임. 내장 그래픽 코어를 쓴 PC가 보통 10~15프레임 성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배가량 더 높은 셈이다. 웹 브라우징 속도는 10페이지 데이터 전송속도 기준 71.26Mbps로 평균 이상이다.
아이맥은 PC마크7 테스트 결과를 살피면 총점은 2696점으로 스마트 AF315보다 약간 더 높다. 동영상 재생은 22.99프레임, 다이렉트X 2D?3D는 35.05프레임, 웹 브라우징 속도는 14페이지 데이터 전송속도 기준 94.02Mbps로 나왔다. 전체적인 성능은 아이맥이 더 높았다. 예상한 결과다.
최근 출시되는 PC는 성능이 상향 평준화돼 있어 벤치마크 점수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으니 참고용으로만 알아두면 된다.
그 대신 스마트원 AF315는 소음과 발열량이 노트북과 견줄 정도로 낮다. 실제로 실내 소음을 평균 40㏈로 맞추고 방열구 앞에서 측정해 보니 45~47㏈이 나왔다. 50㏈이 조용한 사무실, 60㏈이면 일상 대화 소음이다. 비교 대상으로 삼은 노트북의 방열구 소음은 50㏈로 약간 더 높았다.
발열량은 벤치마크 프로그램 실행 중 체크했다. 테스트 결과, 비교 대상 노트북보다 조금 더 낮은 42℃ 수준이다. 스마트원 AF315에 단 CPU가 노트북에 주로 쓰이는 모바일 제품이고 상대적으로 내부 공간에 여유가 있어 나타난 결과다.
◇소음 측정 결과(단위 데시벨)
삼성전자 스마트원 AF31547
LG전자 엑스노트 T38050
※ 실내 소음 40㏈ 기준. 제품별 소음 최대치
◇온도 측정 결과(단위 ℃)
삼성전자 스마트원 AF31542
LG전자 엑스노트 T38047
※ 실내 온도 24℃ 기준. 제품별 온도 최대치
◇기술-아이맥엔 없는 3D
3D는 스마트원 AF315에서 가장 돋보이는 기능 가운데 하나다. 풀HD 해상도로 3D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고 이에 걸맞게 블루레이 드라이브도 장착했다. 직접 사용해보니 셔터글라스 특유의 고화질로 3D 콘텐츠 재생이 매끄러웠다. 구글어스와 같은 지도 프로그램도 3D로 감상이 가능하다. 여기에 스마트원 AF315는 2D를 3D 콘텐츠로 바꿔주는 3D 변환 기능을 더해 활용도가 높다. 안경은 1개를 기본 제공한다.
이와 달리 아이맥은 3D 기능이 아예 없다. 광드라이브도 블루레이가 아닌 슈퍼멀티 DVD라 광미디어 기능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올인원PC는 업그레이드가 어렵다. 이 때문에 최신 PC 인터페이스를 빠르게 도입해놓는 게 유리하다. 아이맥은 선더볼트로 불리는 차세대 데이터 전송 규격을 지원한다. 애플은 올해 나온 신형 아이맥과 맥북프로 등에 이 기술을 적용한 바 있다. 선더볼트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10Gbps에 달하는데 USB 2.0이 480Mbps, IEEE1394b가 800Mbps인 점을 감안하면 20배 가까이 빠른 셈이다. 풀HD 영화 한 편을 30초 안에 전송할 수 있다.
스마트 AF315도 차세대 데이터 전송규격 가운데 하나인 USB 3.0을 지원한다. 데이터 전송속도는 5Gbps로 선더볼트의 절반 정도다. 대신 기존 USB 1.0이나 2.0 기기를 그대로 쓸 수 있는 등 호환성이 뛰어나다. 두 제품 모두 미래 기술은 적절히 채택했다고 할 수 있다.
◇eBuzz 총평-군자삼락(君子三樂)
우리나라는 올인원PC 불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제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올인원PC가 조금씩 성장하면서 외국계 PC 업체가 이 시장을 이끌어왔다. 삼성전자가 쓸 만한 올인원PC를 내놨다. ‘군자삼락(君子三樂)’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이라는 뜻으로 아이맥에는 없는 세 가지 즐거움, 그러니까 3D를 즐길 수 있고 세컨드TV 역할을 해내며 소음과 발열이 낮아 쾌적한 환경을 꾸미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 돋보인다.
실제로 아이맥과 비교해 사양이나 최신 기술 적용 여부 모두 크게 흠잡을 곳이 없다. 오히려 3D 디스플레이와 녹화 기능까지 더해 세컨드 3DTV를 들여놓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가격 대비 성능도 쓸 만하다. 3D 안경이 최신 3DTV용이 아닌 지난해 구형 모델이라는 점이 조금 걸리는 정도다. 여세를 몰아 애플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소비자 반응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