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방시대, R&D허브를 꿈꾼다]한국원자력연구원 `양자빔 기반 방사선 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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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빔기반 방사선연구센터 연구진들이 레이저 유도 플라즈마 가속 실험 장치를 점검하고 이쑈다.

원자나 분자, 생체분자의 정밀구조를 분석하는 테라헤르츠 레이(T-레이)에 대한 연구가 각광받고 있다.

 T-레이는 초당 1000억번 정도 진동하는 전자기파 대역으로, X-레이에 비해 에너지가 100만분의 1로 낮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암을 진단하는 것보다 더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빛의 방향을 달리해 투명망토 등을 만드는 데도 이 테라헤르츠 대역이 이용된다.

 국내에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양자빔 기반 방사선 연구센터’(센터장 니콜라이 비노쿠로프)가 이 같은 T-레이와 나노미터 수준의 정밀도가 필요한 구조분석 및 원자핵 제어에 쓰일 초정밀 X-레이의 동시 구현 발생장치 연구에 나섰다.

 이 센터는 교육과학기술부가 국내 출연연구기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중인 ‘세계 수준의 연구센터(WCI)’사업 일환으로 올해 네 번째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센터는 올해부터 2016년까지 매년 25억원씩 5년간 총 125억원을 지원받는다.

 양자빔 기반 방사선은 첨단 가속기 및 극초단 레이저 기술을 기반으로 극초단, 고휘도, 단색, 편극, 고출력의 특성을 가진 T-레이와 X-레이, γ(감마)-레이를 동시에 구현하는 방사선이다. 이 때문에 나노미터 크기에 펨토초(1000조분의 1초) 단위에서 원자나 분자, 거대 생체 분자의 미세 구조를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다.

 신소재 개발이나 고감도 계측, 비파괴 검사 등 원자력 분야와 바이오 메디컬 분야, 고집적 반도체 제조, 보안 검색 등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이 센터의 임무는 크게 세가지다. 향후 2년 내 광전자총 기반의 가속기를 개발해 T-레이와 X-레이 동시 발생기제작에 활용하고, 실제로 이를 발생시켜 측정, 분석하는 작업과 응용하는 일이다.

 연구진이 응용분야로 꼽고 있는 원자력 부문에서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때 발생한 제논 등의 방사능 물질을 기존보다 10~100배 정도 고감도로 계측하는 한편 방사능 물질을 고형화(제거)하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

 또 기존에는 방사능 물질 분석을 위해 공기중에서 포집했지만,이 연구센터는 공기중에 빛을 쏴 반사돼 되돌아오는 레이저레이더(라이더) 기술과 접목한 방사능 탐지기술을 연구한다.

 바이오분야에서는 현존 물질을 넘어선 메타물질 연구에 나선다.

 연구진 구성도 화려하다.

 러시아 부드커핵물리연구소에서 자유전자레이저개발센터장을 맡고 있는 니콜라이 비노쿠로프 센터장은 가속기 및 방사선 분야 세계 석학이다. 비노쿠로프 센터장이 개발한 방사광 가속기 표준 모형 개념은 현재 세계 3, 4세대 방사광 가속기에 모두 적용해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방사광가속기에 관한 한 세계 최고다. 세르게이 센터장은 올해는 오는 8월 입국, 12월까지 체류할 예정이다.

 또 비노쿠로프 센터장이 갖고 있는 러시아 최연소 교수 기록을 갈아치운 부드커핵물리연구소의 세르게이 미긴스키 교수를 포함해 총 5명의 해외 연구진이 가세했다.

 부센터장인 정영욱 원자력연구원 박사 또한 마이크로트론 구동 원적외선 자유전자레이저를 처음 개발한 양자빔 분야 세계적인 전문가다.

 WCI 계약상 센터장이 4개월 이상은 국내에 체류하게 돼 있지만, 자리를 비울 경우 정 부센터장이 센터장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자문단도 해외석학 5명으로 구성했다. 방사선 분야 이론의 대가로 활동중인 김광제 미국 시카고 주립대 교수이자 아르곤 국립연구소 연구원과 일본 원자력계 원로인 아이수케 미네하라 박사 등이 포함돼 있다.

 국내 연구진으로는 원자력연구원 외에 박근식 서울대 테라헤르츠바이오센터장과 김필한 KAIST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정영욱 부센터장은 “전문인력 10~15명을 양성할 계획을 세워뒀다”며 “이 연구는 펨토초 레이저와 가속기 기술을 합쳐 포항 4세대 방사광 가속기 같은 시설을 콤팩트하게 만들자는 취지도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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