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4만명 가던 이민, 이제 1000명도 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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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해외이주(이민)를 신고한 국민이 1000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외교통상부의 해외이주 신고자 현황에 따르면 2010년 해외이주를 신고한 국민은 2009년 1153명보다 22% 감소한 899명에 그쳤다. 유형별로는 연고이주 447명, 취업이주 101명, 국제결혼 89명, 사업이주 66명 순이었다.

이는 그만큼 한국의 경제력과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결과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선진국일수록 해외이민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일본인들은 이민뿐 아니라 유학이나 해외 주재관 파견도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해외이주 신고자 통계를 처음 작성한 1962년 386명이던 해외이민은 1963년 2901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1969년 이민자는 9755명으로 증가했고 1970년(1만6268명) 처음으로 이민자 1만 명 시대를 맞았다. 1976년의 이민자는 4만6533명으로 정점에 달했다.

이후 이민자는 점차 줄다가 1990년대 들어 2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1991년 1만7433명). 2000년대에도 계속 줄어 2003년 처음으로 1만 명 아래(9509명)로 떨어졌고 결국 지난해 1000명을 밑돌았다.

1960년대에는 주로 국제결혼과 연고이주에 의한 이민이었다. 투자나 취업을 위한 이주는 거의 없었다. 그러다 1970년대 취업이주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1960년대 한 명도 없던 취업이주는 1973년 1만899명으로 1만 명을 돌파했다. 중동 등 세계 각지로 건설근로자 광원 간호사 등이 파견된 시대상을 반영한다. 1960, 70년대에는 중남미로의 이민이 특히 많았다.

1980년대 중반부터는 투자(사업)이주가 급격하게 늘었다. 이전까지 수십, 수백 명을 오가던 투자이주는 1986년 2325명으로 급격히 늘어났고 1987년에 4269명으로 증가한 뒤 계속 이 수준을 유지했다. 1986년 아시아경기대회, 1988년 올림픽 유치 이후 경제력이 급성장함에 따라 해외에서 성공 기회를 찾으려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1990년대에는 투자이주 취업이주 연고이주 국제결혼 중 어느 쪽도 압도적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율이 평준화됐다. 1990년까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연고이주는 1991년 9963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2000년대 들어 이민자가 전반적으로 급감했다. 2005년 국제결혼이 1000명 아래인 445명으로 급격히 줄었고 2006년엔 취업이주, 2007년엔 사업이주, 2008년엔 연고이주가 각각 1000명 아래로 떨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인이 주로 이민 가던 남미 및 미국의 경제력과 성장동력이 떨어지는 추세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지만 생활환경이 좋아졌다는 인식을 주지 못하는 데다 영주권제도가 없어 이민 증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반면 재외동포의 영주귀국은 2003년 2962명에서 2010년 4199명으로 늘었다. 1996년 이후 계속 줄던 영주귀국이 증가하기 시작한 시점은 이민자가 1만 명 아래로 떨어진 2003년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귀국 사유를 고령과 취업을 꼽고 있다. 이민의 역사가 오래되면서 고령자들이 돌아오고 그들의 자녀, 손자들도 한국에 취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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