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연소(完全燃燒)’.
물질이 산소, 열과 결합해 더 이상 산화되지 않는 상태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이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산소 공급과 적정한 온도유지 등 주변 여건도 갖춰져야 한다. 완전연소가 되면 물질은 그 과정에서 최고의 빛과 열을 내며 장엄하게 사라지지만, 불완전연소가 되면 그을음이나 일산화탄소, 탄화수소처럼 주위에 해를 끼치는 유독성 물질을 발생시킨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우리나라 정치의 새로운 판도를 결정할 19대 국회의원 선거와 18대 대통령 선거가 내년 4월과 12월로 다가왔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양대 선거를 치를 새 진용을 완료했고, 새 정치권력 주인공이 되고 싶은 예비후보들은 벌써부터 D 데이를 역산하며 하루하루 잰걸음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그래서일까. 현존하는 정치권력, 이명박 정부의 집중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총선에 출마할 의사가 있는 참모진들은 이미 청와대를 떠났고, 공무원도 이런 틈을 타 정책결정을 늦추고 복지부동 자세가 역력하다. 최고 사정기관 검찰은 정권에 반기를 들고 총장이 사퇴한 것도 모자라 차기 유력 대선 주자에게 줄대기를 시작했고, 내년 선거에 관심있는 일부 지역자치단체장들은 중도사퇴 날짜를 따져보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한 순간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국민의 삶 곳곳을 돌봐야할 이들의 이런 모습에 국민은 세금조차 아까워한다. 화가 치밀다 못해 불안감과 배신감마저 들 수 있다. 정치인들이 늘 더 높은 자리, 힘 있는 권력을 갈망한다는 것은 잘 알지만, 현재 위치에서 제 역할도 하지 않은 채 또다른 자리를 기웃거린다면 과연 신뢰를 받을 수 있을까?
불완전연소처럼 현재의 역할에 집중하고 충실하지 않는 정치인과 공무원은 국민에게 일산화탄소나 탄화수소 같은 유독성 물질을 배출하는 유해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국민은 그들이 철저하게 책임과 역할을 다해 ‘완전연소’의 결말을 맺는지 유권자로서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할 것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한다. 성적표를 받을 날이 머지 않았다.
미래정책팀=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