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자닌(Mezzanine)이란 건물 내부 층과 층 사이에 설치된 중간층 또는 라운지를 말한다. 오페라 등이 공연되는 대형 극장을 떠올리면 된다. 이 구조를 응용, 담보와 신용을 결합한 대출방식이 메자닌금융이다. 위험성이 큰 사업에 원활한 자금 공급을 위해 마련했다. 자금을 사용하는 기업은 적은 이자를 낸다. 그리고 사업 성공시 신주인수권 등을 제공한다. 투자자는 이자와 투자수익을 동시에 거둘 수 있다. 물론 성공이 전제다.
중소기업청이 올해 처음 도입한 메자닌금융기법인 투·융자 복합금융지원사업이 호평이다. 매달 수요가 큰 폭 증가추세다. 올해 예산 1000억원 상당분이 소진됐다. 곧 지원규모를 조절해야 할 분위기다.
사업은 창업 초기 스타트업(Start Up)기업 자금 지원을 위해 기획했다. 2%대 낮은 금리로 신용대출 후 기업 경영성과에 따라 이자를 추가로 납부하도록 했다. 일반적인 메자닌금융과 달리 정부는 기업이 성공해도 지분을 인수하지 않는다. 대신 상응하는 이자를 받는다. 기업들이 호평하는 이유다. 기업들은 높은 이자를 큰 부담으로 느낀다. 여기에 성공하더라도 지분에 영향이 없다.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기업이 자금을 쓰는데 골칫거리들을 모두 해결했다. 획기적이다.
초기 기술 스타트업기업의 대표적 고충은 역시 자금이다. 창업자금은 있지만 그 다음 도약단계에서 자금이 없다. 한국에 엔젤(개인)투자자가 없어서다. 정부가 엔젤투자 활성화 대책을 고민중이지만 단기간에 해결은 요원하다. 그래서 담보가 없는 초기 스타트업기업들은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해 보증기관을 찾아간다. 회사 CEO가 피치 못하게 연대보증을 선다. 평생 ‘신용불량자’라는 멍에를 쓸 수 있는 상황에서도 말이다.
이번 투·융자 복합금융지원사업은 국내 여건을 잘 반영했다. 정부 자금 지원방향이 씨앗뿌리기식 융자에서 선택과 집중형 투자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원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번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가 필요하다. 특히 시중은행 등 공공성을 띠어야 하는 기관들의 참여가 요구된다. 기술과 아이디어는 있으나 자금 때문에 사업을 접는다는 말이 안 나오도록 해야 한다.
김준배 기업팀 차장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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