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창업할 때 일본보다 좋은 품질, 중국보다 싼 가격의 제품을 만들자는 모순(矛盾)에 가까운 목표를 세웠어요.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목표가 지금은 어느 정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무근 씨엔플러스 사장(50)은 창업 7년만에 코스닥시장 입성을 앞둔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한 사장은 사회 초년생 때부터 전자 커넥터 ‘한 우물’을 파온 장인이다. 커넥터 엔지니어로 20여년 일하다 결국 지난 2004년 씨엔플러스(구 씨넷) 창업을 결심했다.
창업 초만 해도 국내 커넥터 업계는 일본 기술을 따라잡는데 급급했다. 일부 저가 커넥터 부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장이 미국·일본 업체들의 독무대였다. 한 사장은 창업 초부터 해외 기술을 따라하기보다는 자체 기술 확보에 주력했다. 커넥터 분야에서 최고의 국내 기업을 키워내겠다는 그의 고집 때문이었다.
인내의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매출은 매년 급성장했고, 지난해에는 국내 커넥터 업체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과 달리 씨엔플러스는 6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재 씨엔플러스는 국내 업체 중 드물게 초정밀 커넥터 부문에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PDP용 커넥터 국산화의 최전선에 있으며, 광저장장치(ODD)용 커넥터는 일본에 역수출하고 있다. 올해는 3D TV 및 스마트TV에 사용되는 초고속 데이터전송용 커넥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정 기술이 뛰어나다면 경쟁사보다 20% 싸게 팔아도 20% 이익을 더 낼 수 있어요. 이제는 선행기술 개발에 집중해 스마트폰·스마트패드·스마트TV 시장에 적극 대응할 겁니다.”
공정 기술은 씨엔플러스 가격 경쟁력의 원천이다. 세계 최고의 공정 기술을 보유한 일본 업체들도 분당 1000~1200개 커넥터 핀을 처리하는데, 씨엔플러스는 분당 1800개의 핀을 박는다. 또 일반 기업에서 금형당 4개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과 달리 씨엔플러스는 8개를 만든다.
금형에 4개의 커넥터 틀만 만드는 것은 원재료인 수지가 균일하게 흘러들지 않기 때문이다. 씨엔플러스는 수지가 틀에 균일하게 유입되는 핵심 기술을 확보해 문제를 해결했다.
“국내 중소기업 환경이 굉장히 열악하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려는 기업가의 노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습니다. 환경 탓만 하고 체념하면 중소기업은 망할 수밖에 없어요.”
한 사장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재양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기업인은 많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죠. 저는 직원 교육이 ‘결혼’과 같다고 봅니다. 아무리 바빠도 결혼은 시간내서 하잖아요. 제대로된 중소기업 경영자라면 주말에 특근 수당을 줘서라도 직원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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